한인 시니어들 "DMV 키오스크 너무 힘들어"
한 주민이 캘리포니아 차량등록국의 키오스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유튜브
대면 업무 제한, 선택 여지 없어
메뉴 배치 불분명에 에러도 잦아
'결국 오피스로 두번 걸음' 불만 폭주
주민 "키오스크서 도움 받았으면"
얼마 전 지갑을 잃어버려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 받아야 했던 A씨는 거주지 인근의 한 그로서리 스토어를 찾았다. 이곳에 캘리포니아차량등록국(DMV) 셀프 키오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DMV는 주요 서비스를 온라인이나 셀프 키오스크로 전환했다.
“DMV 온라인을 통해 운전면허증을 재발급하려 했지만, 온라인에서 여기로 가라고 해서 왔다”고 전한 그는 키오스크로 향했다. 하지만 웬걸. 재발급 신청을 위한 신원증명 절차에서 여러 차례의 에러 메시지가 반복됐다. 그러더니 결국 DMV에 직접 전화로 문의 하라는 문구만 나타났다. 그는 “온라인에서만 알려줘도 됐을 일을…”이라며 “소중한 시간만 낭비하게 만들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캘리포니아 DMV는 최근 오피스의 업무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온라인이나 셀프 키오스크로 전환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기한이 지나지 않은 차량 등록 갱신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는 운전면허증 갱신 ▲소유 내역을 보여주는 차량 등록 기록 사본 요청 ▲운전자 기록이 담긴 운전면허증 기록 사본 요청 ▲분실 또는 도난 당한 운전면허증 또는 ID 교체 등의 업무는 더 이상 오피스에서는 처리하지 않는다. DMV는 이 같은 온라인 서비스 확대로 월 20만건의 오피스 방문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면 서비스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온라인이나 키오스크를 찾은 한인 등 운전자들은 이용 방법이 쉽지 않고 오작동도 잦은 편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사로 인해 차량 등록증 주소 변경을 위해 한 마켓 내 키오스크를 찾은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키오스크 화면에 ‘주소 변경’ 메뉴는 보이지 않아 ‘운전기록 혹은 차량 기록’을 클릭했다.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주소를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이전 주소인지 현재 주소인지 명확하지 않았고,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주소 불일치'란 사인만 마주하게 됐다. 그는 “결국 DMV 오피스를 방문해야 할 상황”이라며 “더 편리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지고 두 번 걸음을 하게 생겼다”고 답답해 했다.
DMV 측은 셀프 키오스크를 통해 등록 갱신과 차량 비운행(PNO) 등록, 분실 혹은 도난 당한 운전면허증 교체 등을 모두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한인 시니어들의 경우 "컴퓨터나 키오스크가 능숙하지 않은 우리 세대에게는 오피스가 한층 편할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게다가 셀프 키오스크의 경우 운전면허증 관련 업무는 한국어가 제공되지만 차량 등록 업무에서는 한국어 서비스가 빠져 있다.
운전자들은 DMV가 키오스크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면 현장 지원 혹은 지역 비영리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현재 캘리포니아 내 DMV 키오스크는 약 280여개가 있으며 서비스와 관련해 전화(800-777-0133)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