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서 벗어난 교회는 반드시 위기에 빠집니다.”
사진 위 : 남가주든든한교회는 보기 드물게 김현인 전임 담임목사가 60세에 부목사인 현 김홍철 목사를 담임으로 세웠다. 김홍철 목사는 자신에게 맡겨진 양에게 충실하고 기본이 튼튼한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 아래 : 좌측 부터 김금주 전도사, 김수형 사모, 김현인 목사, 김홍철 목사, 김성예 사모, 이성자 전도사
아름다운 전통을 쌓아가는 남가주든든한교회 김홍철 목사
전임 김현인 목사 60세에 은퇴 후 부목사에게 담임목사 위임
'본질이 회복 되는 교회’ 지향, 무릎 목회로 섬겨
‘남가주든든한교회’(이하 든든한 교회)는 지난해 대부분의 개신교회와는 다른 ‘역 주행’을 했다. 지난 2001년 6월에 설립된 ‘든든한교회’는 알찬 교회로 남가주 개신교계의 모범적 교회로 성장하여 왔다. 특별히 개척자인 고(故) 김충일 목사 때부터 남미선교에 특화된 교회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소속으로‘살아 있는 예배·진정한 예배·최고의 예배’ 지향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든든한 교회는 남가주 개신 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어 화제가 되었다. 전임 김현인 목사가 불과 60세의 나이에 은퇴를 결심하고 부목사였던 김홍철 목사에게 ‘담임’목사 위임을 한 것이다. 김현인 목사는‘평신도의 심정으로 살아보고자’은퇴를 결심하여 많은 교인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사실 평생을 개신교에서 신앙생활을 한 사람들도 ‘담임목사’와 ‘위임목사’의 구분을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위임목사’는 지교회의 청빙을 받아 노회의 위임을 받은 목사이다. 청빙 후 위임식을 거행함으로 위임목사의 자격과 지위가 부여된다. 위임목사 전의 목사는 담임목사라고 칭한다(총회 헌법(통합) 정치 편 27조). 김홍철 목사는 송구영신예배 때 선서함으로 취임 하고 이달 초에 위임감사예배를 드렸다. ‘목사 정년’에 대한 갑론을박이 판치는 개신교계에서 이러한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3대째 모태 신앙 출신
김목사는 감리교 3대째 모태신앙 가정 출신이다. 지금은 개혁주의 장로교에 속해 있지만 어릴 때 아르헨티나 이민을 가게 되면서 장로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 당연히 지금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를 구사 할 수 있는 기초가 닦여졌다. 치의대에 진학하여 의사가 되고 싶었으나 남미에서는 의사 수입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했다. 할머니의 서원기도에 ‘목사 사모’가 되겠다고 서원한 여인까지 만났으니 당연히 신학을 하고 ‘목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부친이 암 투병을 하게 되면서 미국 이민을 결심하게 되었고 당시 초대 김충일 담임목사의 강권으로 ‘개혁신학대학’에서 2008년 본격적으로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37세 늦깎이 신학생이었고 당시 다운타운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을 설쳐가며 ‘주경야독’을 했다. 대표적 동기로는 (현)크렌셔장로교회 한현종 목사 등이었고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 된 시간들이었다고 회상한다. “제가 남들처럼 기타도 치고 찬양의 은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늦게 신학을 하여 부담감도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학생들의 형편이 어렵다 보니 회비를 모아 감자와 계란 등을 쪄서 먹으며 공부하던 추억이랑 나처럼 늦깎이들이 많아 서로를 격려하며 공부하는 매우 귀한 시간들이었다”고 그때를 기억하면서 뜻밖의 간증을 했다. 졸업을 해야 하는데 형편이 어려웠던 터라 등록금이 밀려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김목사가 누구에게 돈을 빌리거나 하는 성격이 못되어 기도만 하고 있는데 집사님 한 분이 노란 봉투에 ‘찬양 CD’라면서 건네주고 갔다. 딱 밀린 등록금만큼의 금액이 담겨 있었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정확하심에 놀라며 목사의 사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때 그는 “한국어도 부족하고 찬양인도도 부족하지만 몸으로라도 때울지언정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감사의 기도를 감격으로 드렸다고 한다. 사실 그는 김형인 목사로부터 전도사 시절부터 수많은 설교의 기회를 부여 받고 금요 기도회를 전적으로 맡기는 등 준비된 사역자로서 훈련을 제대로 받고 있었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예수님의 놀라운 말씀을 붙잡고 ‘섬기는 종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로 마음 먹었다. 바로 예수님이 보여주셨던 그 리더십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다른 사람을 섬기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드림공동체
그가 처음으로 담임 목사직 제의를 받았을 때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원래부터 담임에 대한 때를 생각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으로 일주일간 기도원에 올라가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나는 부족하고 연약 합니다…”라는 기도를 하는데 뜻밖의 체험을 하게 된다. 그의 눈 앞에 교인들의 얼굴과 그 가족들이 마치 슬라이드 필름처럼 모두 보여지면서 기도가 나온 것이다. 은사에 대해 보수적인 ‘개혁주의 전통’을 따르는 그에게는 엄청난 간증이다.“교우들의 모습들은 물론 제가 본 적 없는 그 가족들까지 보여지면서 ‘내게 주신 양들’이란 감동이 왔습니다. 목회에 대한 마인드가 바뀌게 되었고 인도하심에 대한 확신이 들었죠. 하나님의 사랑과 세밀하심에 감탄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도 그 감격으로 겸손하게 목회에 임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그가 담임으로 부르심을 받았을 때는 오랜 부목사 생활로 지쳐있었을 때였기에 더욱 감사한다고 했다. 다만 초심을 잃지 않고자 송구영신 예배 때 첫 설교로 담임목사 시작을 하였고 6월 첫 주에 정식으로 담임목사 위임식을 했지만 알리지 않고 매우 조촐하게 시작을 했다. 이때 그가 생각한 것이 ‘드림(DREAM) 공동체’이다. 다음세대와 젊은이들 그리고 EM(영어권 멤버)들을 세우는 공동체이다. 따라서 교회의 5대 비전으로는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교회 ▲살아있는 예배를 드리는 교회 ▲선교를 우선순위에 두는 교회 ▲아름다운 교제로 서로 섬기는 교회 ▲예수의 제자를 세우는 교회로 삼았다. 꿈(드림)을 성경에서는 다른 말로 ‘비전’(VISION, 묵시)이라고도 한다. 다음 세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꿈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 '다준위’
남가주든든한교회에는‘다준위’가 있다. 바로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위원회’라는 뜻이다. "비전"이란 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져 있다. 꿈을 ‘비전’(묵시)라고 할 때 잠언 29장 18절 말씀에 ‘비전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했다.‘비전’은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길을 찾아 주는 것이기도 하다. 교사들과 재직들 10인을 세워 다음세대 준비를 위한 아이디어 및 플랜을 제시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첫번째 아이디어로 청년 가운데 신학을 하고 싶다면 교회에서 전액 장학금을 서포트 하여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는 많은 1.5세, 2세들이 한인교회 보다는 미국교회를 선호하는 것에서 착안하여 ‘EM 청년부’를 새롭게 만든 것이다. 유치부 등 주일학교도 ‘EM’을 강화하고 있다. 비록 수적으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기도와 희생으로 ‘지도자’를 세우고 있다. 특히 한인교회를 청년들이 기피하는 이유가 청년들의 봉사 부담이 크고 1세대와 사고가 전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여 최대한 독립적 활동을 보장해 주고 있다. 한마디로 교회에 나오는 것에 부담을 주지 말자는 것이다.
◇진정한 개혁이란?
‘개혁주의’를 기반으로 교단적 배경이 있어 김목사에게 ‘개혁’이란 도대체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진정한 개혁이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종교개혁을 말할 때 ‘Reformation’이라는 영어 단어를 사용합니다. 개혁(改革), 개선(改善)하며 개심(改心)하는 겁니다. 잘못된 마음을 바르게 고친다는 의미가 강하죠. 하지만 지금 우리는 오히려 종교개혁을 한 개신교부터 ‘개혁’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김목사는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회복’시키고자 개혁을 한 것이며 예배, 헌금, 기도 말씀에 있어서 시작을 한 그 순간(제자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는 기본이 충실한 교회들이 살아 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펜데믹을 거치면서 이미 교회의 본질이 ‘건물’이 아니고 함께 예배를 드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매 예배, 예배 마다 ‘살아 있는 예배, 진정한 예배, 최고의 예배’를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고 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자훈련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예수님은 누구신가를 비롯하여 기도의 방법, 헌금 등 장로들도 포함하여 기초부터 다시 배울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개혁주의’ 계열의 목사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건강한 목회를 위해서라도 교회와 목회자가 끊임 없이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히스패닉을 주목하라!
김 목사는 또한 미국 내 증가하고 있는 히스패닉에 주목했다. 자신 또한 아르헨티나 이민 생활로 스페인어가 유창한 만큼 틈나는 대로 멕시코의 취약지역에 선교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페인어 가능자가 많은 교회이기도 해서 그 강점을 살린 목회를 하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으로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6250만명으로 집계되었다. 미국 전체 인구의 19%를 차지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라틴 파워' 가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에서 그들을 위한 전도전략이 절실하다고 이야기 했다. 스페인어로 직접 설교가 가능한 김목사인 만큼 단순한 멕시코 선교뿐만 아니라 현지에 교회를 세우고 ‘한국 과자’선물세트를 나눠주고 있다. 가족들의 이름을 써 내게 한 후 이들을 교회에서 기도해 주고 있다. 선교화 환우,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하는 것 외에 중요한 것은 히스패닉을 전도하는 일이다. 그들은 신학적 배경이 매우 약하고 신비주의도 강한 편이다. 끝으로 김홍철 목사는 ‘이민목회’를 하는 교회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라도 한인들 뿐만 아니라 영어권, 스페인어권이 각각의 컨그리게이션을 유지하면서 건물을 공유하면서 하루 종일 예배를 드리며 은혜를 누리기를 소망했다.
이훈구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