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지사 쿠오모, LA태생 한인 검사에 무릎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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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주지사 쿠오모, LA태생 한인 검사에 무릎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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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김 전 대행이 지난 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후 일주일만에 쿠오모 주지사가 사퇴를 발표했다. AP

 

  

수사팀 투입 4개월만에 ‘사퇴’

11시간 직접 심문이 모멘텀 작용

선친 LA영사 재임 시절 출생



앤드류 쿠오모(63) 뉴욕 주지사가 결국 자리에서 내려왔다. 성추행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되자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10일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나는 뉴욕을 사랑하고, 뉴욕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 이제 업무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퇴는 쿠오모 주지사가 전현직 보좌관 11명을 성추행했다는 주 검찰의 발표 후 1주일 만에 이뤄졌다.


쿠오모에 대한 수사는 뉴욕 주검찰이 지난 3월 2명의 전직 검찰을 투입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공직자 범죄 수사로 유명한 준 김 전 뉴욕 남부연방지검장 대행과 노동법 전문 여성 변호사인 앤 클락을 선임해 철저한 보안 속에서 조사가 진행되도록 한 것이다. 당시 김 전 대행 등을 수사에 투입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들은 수십 년간의 수사 경험이 있고, 법치주의를 세우기 위해 투쟁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 중 김 전 대행의 역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달 쿠오모를 소환해 자신이 직접 11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추궁했으며, 이날 심문이 이번 수사의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한 것으로 주검찰은 보고 있다.


준 김(49) 전 대행은 익히 알려진 한인 2세다. 김준현이라는 한국 이름도 갖고 있는 그는 외교관인 고(故) 김재성 요르단 대사의 아들이다. 출생해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도 LA다. 선친이 LA총영사관에서 영사로 재임하던 시절에 태어났다.


김 전 대행은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부터 뉴욕남부지검에서 연방검사로 활동했다. 초기에는 테러·탈세·증권사기 등 연방 범죄를 주로 수사했고, 아시아 폭력조직을 기소하기도 했다. 2006~2013년에는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화이트 범죄 등 굵직한 사건들을 다룬 후 2013년 뉴욕남부지검에 수석 검사로 재합류했다. 2017년 프리트 바라라 당시 지검장이 해임된 후 뉴욕남부연방지검장 대행을 맡아 한인 검사로는 가장 높은 직위까지 올랐다.


한편 지난 3일 공개된 검찰 보고서에는 쿠오모 주지사가 피해 여성들에게 원하지 않는 키스를 강요하고, 가슴 또는 엉덩이를 만진 것은 물론 성적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발언과 협박을 일삼았다는 진술이 자세히 적혔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는 성추행이 없었고, 뉴욕주 검찰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주지사직을 유지하면서 자신에 대한 "정략적인 공격"에 맞서 싸울 경우 주정부가 마비될 수 있다며 "(주정부를)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물러나서 주정부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혐의는 인정하지 않지만, 뉴욕주 행정 마비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 '야인'으로 돌아가 반격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쿠오모 주지사는 성추행 의혹 중 일부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가정에서 자란 자신과 피해 여성들과의 "세대적 또는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추행 피해를 공개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너무 가깝게 생각했다. 불쾌한 마음이 들게 했다"며 사과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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