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플래그 '10대를 위한 데이케어센터' 오명 벗을까?
발렌시아에 있는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에서 롤러코스터를 즐기는 사람들. AP
싼 티켓과 잦은 프로모션으로
10대와 저소득층 방문객 많아
셀림 바소울 CEO '변신 선언'
"가족 관람객 늘려 수익창출"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이 '10대를 위한 데이케어센터'라는 오명(?)를 버리고 가족단위 놀이공원으로 변신을 꾀한다. 지난해 11월 식스플래그 CEO에 오른 셀림 바소울은 테마파크의 입장료를 올리고 식음료와 편의시설을 업그레이드 해 중산층 가족단위 방문객 위주의 공원으로 고급화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1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발렌시아를 비롯해 북미주 27곳에 있는 롤러코스터 테마파크 식스플래그는 그동안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티켓과 잦은 할인이벤트, 올유캔잇 밀패키지 등으로 10대와 저소득층 관람객들이 선호하는 장소로 꼽혀왔다.
이에, 바소울 CEO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파크의 프리미엄화'를 선포했다. 하지만, 당장 티켓값을 인상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게 회사의 자체분석이기도 하다. 또, 다른 테마파크의 혼잡문제와 공원 내 패싸움은 해외관광객들이 외면할 수 있는 사정이기도 하다.
식스플래그는 올해는 아직 티켓값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혹은 연간 패스 등을 제공하는 다양한 티켓정책으로 올 상반기 방문객의 1인 입장비용은 37.75달러로 지난해의 29.67달러에서 29%나 올라있다. 싸움문제는 지난 7월 부에나파크 나츠베리팜, 플로리다의 월트디즈니 매직킹덤에서 발생했다.
식스플래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3개월이나 문을 닫았다가 최근에서야 2019년 수준의 방문객을 따라잡은 상태다. 어쨌든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해서는 소비가 많은 해외여행객이나 가족단위 방문객을 늘려야 한다. 소비가 별로 없는 10대나 저소득층 입장객은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바소울 CEO의 진단이다.
이를 위해 바소울 CEO는 지난달 발렌시아 식스플래그에 20번째 롤러코스터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긴 싱글레일 코스터인 '원더우먼:용기의 비행'를 설치했다. 9월부터는 핼로윈축제를 위한 새로운 '유령의 집'과 '공포구역' '뷔페' 등의 시설도 오픈할 예정이다.
하지만 바소울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뉴욕 파밍데일주립대학의 마틴 루이슨 경영학 교수는 "파크의 이미지가 더 많은 돈을 쓰는 고객들을 끌어들일 만큼 충분히 변화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 식스플래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저비용으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식스플래그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스튜디오처럼 수백만달러짜리 놀이기구를 투자할 만큼 충분한 예산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게 루이슨 교수의 설명이다.
어쨌든 식스플래그 측 보고서에 따르면, 공원 방문객은 줄었지만 음식, 상품, 입장권 가격이 높아지면서 2분기 1인당 지출은 2021년에 비해 23% 증가했다. 2분기 매출도 4억3500만달러로 2021년 2분기와 비교해 5%만 감소했다.
2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식스플래그는 이제 젊은 성인들보다 돈을 더 많이 쓰는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고객 기반을 바꿨다"고 말한 바소울 CEO의 실험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과연, 식스플래그의 주력상품인 롤러코스터 좌석에 어린아이들을 대동한 어른들이 얼마나 앉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기도 하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