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USC 학생 주식 투자로 1억1000만달러 벌었다
응용수학·경제학 전공 제이크 프리먼
지주회사 통해 밈 주식 대량 거래
하락장 직전 전량 매도해 거액 차익
20세 USC 대학생이 주식 투자로 단기간에 1억1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려 화제다. 주인공은 이 학교에서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는 제이크 프리먼(사진)이다.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프리먼은 지난달 가정용품 유통체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의 주가가 하락하자 자신이 와이오밍주에 설립한 지주회사를 통해 주당 5.50달러에 496만주를 매입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이를 주당 27달러에 모두 처분했다. 이 거래로 그의 지주회사는 1억3000만달러를 회수했고, 순이익만 약 1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대박의 요인은 매도 타이밍이었다. 프리먼이 처분한 뒤 24시간이 안돼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언이 자신의 벤처 캐피털사인 RC벤처를 통해 취득한 베드 베스 앤드 비욘드사 지분의 9.8%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가 급등한 것은 코언이 주식을 사모은다는 소식이 온라인에 널리 유포되면서였다. 코언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매도의사를 신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단 몇 시간 만에 폭락했다. 18일 종가는 18.55달러였고,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35센트이 떨어졌다.
코언은 개미 투자자들의 게임스탑 매수를 주도하면서 유명해졌다. 소규모 투자자들 사이에 추종자도 많다. 지난 2020년 말과 2021년 초 기관 투자자가 게임스탑의 주식을 공매도하는 것에 맞서 개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5달러에서 480달러로 폭등한 것도 코언이 이끈 사건이다. 매출이 신통치 않았던 오프라인 판매 체인점 주식이 이처럼 폭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으며 이 때부터 소위 밈 주식(meme stock: 입소문을 타고 주가가 급등하는 주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프리먼은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프리먼 캐피털을 설립했다. 뉴저지주의 헤지펀드인 볼라리스 캐피털에서 인턴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7월 21일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사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회사가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보유 현금을 빠르게 소진시키는 대신 자본구조를 바꿔 투자를 받도록 권고했다. 이어 "프리먼 캐피털사가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사의 부채를 줄이고 자본금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드 배스 앤 비욘드는 몇 년 동안 고전해왔다.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5% 하락해 3억58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도 13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그 뒤 이 회사 주식이 온라인에서 주목을 끌면서 300% 이상 급등하자 프리먼이 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프리먼은 "주식이 이렇게 급등할 줄 몰랐다"면서 하락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베드 배스 앤 비욘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한 것은 사실이다. 주가가 너무 올라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프리먼과 그의 제약회사 임원 출신인 삼촌 스콧 프리먼은 환각제 제약회사 마인드 메디신(Mind Medicine)사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