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나이가 들어도 배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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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나이가 들어도 배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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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전문의


스탠포드대학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두뇌들이 모여있다. 대학병원 내 여러 미팅에 참석하면서 시니어 입원 절차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도맡아 병원 최고경영진과도 자주 만남을 갖고 어떻게 토론을 하는지 지켜봤다. 


어느 날은 나라의 엄중한 사례들을 맡아 분석하는 싱크탱크(Think Tank)인 후버기관에서 교수가 찾아왔다. 싱크탱크 출신이기에 내가 지식이나 대화 스킬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살짝 긴장했지만, 어느 스탠포드대학병원 교수와 비슷하게 인간적이며 따뜻한 분이셨다. 


이들의 문화는 자기 생각이 정리되어 있고, 주장을 펼칠 줄 안 다면,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고 들어주는 것이다. 물론 비상하게 천재적인 사람들을 제외하고, 생각을 정연하게 정리할 줄 알고, 조리있게 대화하는, ‘나의 두뇌 사용법을 잘 익힌’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죽은 지 수천 년이 지난 후에도 그는 여전히 가장 현명한 사람 중 한 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는 “내가 확신하는 유일한 것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것이 그의 배움과 질문에 대한 개방성의 원동력이었다. 


질문을 잘 해야 배움이 있다. 나의 두뇌를 잘 사용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적절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에 달렸다. 만약 독자가 맛집 레스토랑을 방문해, 웨이터가 영어로 “어떻게 주문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대부분 한국인들은 시간을 달라 하고,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며 잘 나가는 음식들을 보고 난 후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질문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무엇이 가장 잘 나가나요?”라며 다시 묻을 것이다. 웨이터가 몇 가지 메뉴 아이템을 소개한다면 그 중에 또 내가 오늘 먹고 싶은 것에 맞춰 추가 질문을 할 것이다.  


질문은 테니스 게임과 같다. 내가 한 번 치고, 상대방이 치고, 반복하여 오고가며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정리하는 게임과 같다. 그러면서 지식을 만들어 가고, 감정을 공유하고, 경험을 얻게 된다. 이렇게 감정과 경험이 섞인 지식이야 말로 진정한 배움이 된다.  


단순한 예화였지만, 질문하기 익숙한 사람은 스마트폰보다는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현대 성인들은 물론, 무려 시니어 세대도 스마트폰에 빠져있다. 물론 좋은 정보가 있는 영상들도 많지만, 영상이란 매체 자체가 질문을 던지기 어렵게 되어있다. 오히려 시간가는 줄 모르게 생각없이 바라보며, 제작진이 연출해 놓은 그대로 받아드리고 있다. 


아날로그로 돌아가야 한다.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질문을 하며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다시 질문하라. 그러다보면 소크라테스와 같은 말을 하며 끝이 는 배움의 즐거움에 맛 들일 것이고, 바로 이것이 치매예방의 첫걸음이겠다.  문의 (213) 381-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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