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 데이’ 공휴일 반대 여론 팽팽
BLM 이후 ‘백인 중심주의’ 반감 확산
이탈리아 커뮤니티 ‘역사 지킬 것’ 반발
미국은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것을 기념해 매년 10월 둘째 월요일을 국경일(콜럼버스 데이)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콜럼버스에 대한 엇갈린 여론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해당 공휴일을) 기념해야 할지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이탈리아 출신 콜럼버스는 1492년 10월 12일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했다. 정부는 1937년 이날을 연방정부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침략 및 이곳에서 살고 있던 원주민을 상대로 식민지화 과정에서 자행한 학살과 착취 등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WSJ는 “특히 지난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백인 중심의 역사관에 대한 문제의식이 널리 확산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했다. 취임 첫해인 작년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선포하고 “많은 유럽 탐험가들이 부족 국가와 원주민 공동체에 끼친 해악과 폭정의 역사를 인식한다”고 했다.
이탈리아계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단체 회장’인 바실 루소는 “우리 역사의 의미 있는 부분을 다른 사람들이 지워버리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곳곳에서 콜럼버스 조각상 철거와 콜럼버스 데이 명칭 변경 결정을 막기 위해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