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코너에도 자물쇠… 살인 물가에 좀도둑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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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코너에도 자물쇠… 살인 물가에 좀도둑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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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내 한 마켓 매장에 붙은 ‘출입금지 대상’. 콘도 출입구 게시판에도 우편물 도둑 사진이 붙어 있다. 백종인 기자



마켓 여기저기 출입금지 붙여놓고

비누, 세제, 타이레놀에도 잠금장치

숍 리프팅에 대형업소도 순익 감소



# A씨는 타운 내 마켓에서 장을 보다가 곳곳에 붙어 있는 사진과 주의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세히 보니 ‘출입금지 대상자 명단’이다. 범행(?) 장면이 찍힌 사진 상단에는 ‘X월 X일 오후 3시경 하드웨어 섹션에서 도둑질’이라고 내용도 상세하게 적혀 있다. CCTV에 녹화된 장면을 출력해 고객들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놨다. 아마도 경고의 의미도 포함된 느낌이다.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메시지다.


# B씨가 사는 콘도에 언제부터인가 곳곳에 보안카메라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프로퍼티 매니저는 “우편물을 노리는 좀도둑이 있으니 입주자들은 조심하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엘리베이터 앞 게시판에는 용의자의 범행 장면을 사진으로 붙여놨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자 여기저기 좀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최근 보도했다.


매체는 뉴욕의 한 주민이 타이레놀을 사러 약국을 방문했는데, 약이 진열된 플라스틱 선반에 잠금장치가 달린 것으로 보고 의아해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시계나 보석, 위스키, 와인 같은 고가품 매대에 자물쇠를 달아놓은 것은 익히 봤지만 생활필수품에도 잠금장치가 돼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누, 아이스크림, 세제 등 생필품까지 잠금장치를 하는 상점이 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자 생긴 새로운 풍속도다.


타운에 사는 C씨도 “얼마 전에 목이 간질거려 시원한 캔디를 사러 버질 애비뉴에 있는 타겟에 갔는데, 사탕이 들어있는 진열대도 모두 자물쇠로 잠궈놨더라. ‘이거 공사하는데 돈이 더 많이 들어갔겠다’라고 혼자 쓴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숍 리프팅’(들치기)이 증가했다는 통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그러나 각종 소매업체들이 좀도둑 증가로 순익이 떨어지고 있다며 걱정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적으로 ‘숍 리프팅’이 이뤄지고 있다. 소매산업협회의 부대표인 리자 르브루노는 “예전에는 개인이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대규모 소매 범죄조직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주로 생필품을 훔치고 있으며, 이를 되파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매업체들이 잇달아 피해를 하소연하고 있다. 홈디포의 마이크 콤브 홍보책임자는 "조직적인 범죄가 최근 크게 증가했다"며 "확실히 회사 순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명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최고경영자(CEO) 코리 배리도 “소매절도의 영향이 회사 재무제표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조직화된 소매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다층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매장 내 보안 팀 구성원을 위한 교육, 지역, 주 및 연방 법 집행 기관과 협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부의 불평등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배리 CEO는 “은행 강도가 전국에 만연했던 1930년대 소위 ‘공공의 적’(Public Enemies) 시대는 정확히 대공황과 일치했다”며 “물가가 상승하면 가난한 사람의 지갑이 얇아지고, 이 때는 확실히 좀도둑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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