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가격 오르지만 비용 충분히 고려해야"
내집을 마련하면 여러가지 혜택을 가져다주지만 구매과정에서 필요한 클로징 비용, 집을 산 후 주머니에서 나가는 유지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AP
주택구입, 정말 좋은 투자인가
2023년 2분기 현재 미국인 3분의 2가 홈오너
여러 베니핏 있지만 사고파는 타이밍 맞추기는 어려워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스마트한 투자일수도, 위험이 따르는 투자일수도 있다. 집의 로케이션, 바이어의 재정상태, 구입 타이밍 등 여러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수년간 미국 내 주택가격은 줄기차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2022년 말 피크를 친 이후 중간 주택가격은 13% 하락했다. 2023년 2분기 현재 미국인들의 주택소유율은 65.9%를 기록, 3명 중 1명 꼴로 홈오너인 것으로 조사됐다. 내집을 장만하는 것이 정말 좋은 투자인지 짚어본다.
◇집을 사는 게 좋은 투자인 이유
지금 내집 마련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면 주택구입 후 발생하는 여러가지 ‘장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주택시장도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주택가격은 오른다. 2010년 중간 주택가격은 22만1800달러였으나, 12년이 지난 2022년에는 두배 이상 오른 45만7800달러를 기록했다. 매달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하면 집에 에퀴티가 쌓인다.
이 때문에 한참 뒤에 집을 팔면 짭짤한 수익을 챙기게 된다. 아파트에 살면서 다달이 납부하는 렌트비는 그냥 날아가는 돈이다.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하는 홈오너는 융자 밸런스를 줄이면서 에퀴티를 불리는 효과를 얻는다.
홈오너십을 통해 얻는 재정 안정성도 무시할 수 없다. 2019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홈오너들의 평균 순자산(net worth)은 25만5000달러로 세입자들의 평균 순자산인 6300달러보다 40배나 많았다. 집을 소유하면서 누리는 세금공제 혜택도 짭짤하다. 만약 홈오너가 세금보고를 할 때 항목별 공제(itemized deductions)를 택하면 모기지 이자와 재산세를 공제할 수 있다. 항목별 공제는 납세자가 각종 공제액을 모두 더한 후 표준공제액(standard deductions) 보다 금액이 많아야 가능하다.
홈오너십은 ‘라이프스타일 베니핏’도 가져다준다. 내가 소유한 집은 아파트보다 훨씬 넓고 쾌적해 온 가족이 생활하기에 적합하다. 2022년 현재 미국 내 신규주택의 평균 건평은 2269스퀘어피트로 조사됐다. 반면 아파트 평균 사이즈는 주택의 절반도 채 안되는 1009스퀘어피트에 불과했다. 집이든 아파트든 렌트를 살면 집 내*외부를 거주자가 원하는 대로 꾸미기가 어렵다. 일부 랜드로드는 지붕에 태양열 패널을 설치하거나 내부 벽에 새 페인트를 칠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한다.
◇집이 좋은 투자가 아닌 이유
모든 사람에게 집이 좋은 투자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집을 사는데 드는 비용을 간과하는데 홈오너가 되려면 적잖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우선 모기지 금액의 3~6% 정도가 클로징비용(closing costs)으로 주머니에서 나간다. 모기지 액수가 25만달러라면 3%만 계산해도 7500달러의 클로징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홈오너가 된 후 집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도 돈이 든다. 평균적으로 매년 주택가치의 1~4% 정도를 메인테넌스 비용으로 쓸 생각을 해야 한다. 25만달러짜리 집을 살면 2500~1만달러를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집값이 100%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경제위기가 닥치는 등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집값은 빠른 속도로 하락할 수 있다.
집을 사고 파는데 타이밍을 맞추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원하는 만큼 싸게 사기도 힘들고,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팔기도 어렵다. 주택에 투자할 때 사람들이 들어가서 사는 ‘집’만 사는 것이 아니다. 집이 지어진 땅까지 구매하는 것이다. 집 내부는 얼마든지 홈오너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지만 로케이션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주택을 구매하기 전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