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증가 10년만에 '최저'
상업용 부동산 착공 17% 감소
채무불이행 증가 우려도 커져
미국 상업용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줄이 마르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증가 우려가 커지고 신규 착공에도 크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트렙이 연방준비은행(FRB)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은행과 보험사 등의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올해 2분기 들어 직전분기와 비교해 0.98%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4년 1분기 0.7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더 높은 금리로 받아야 하는 오피스빌딩 소유주들이다. 몇 년간 투자자들이 선호해온 아파트 빌딩과 물류창고 등 다른 대출자들도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축소에 나선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시작한 지난해 상반기부터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등 중소은행들이 자금 이동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등에 따라 줄파산하고 지난 8월 초부터는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대출을 더 꺼리고 있다.
지역은행들이 늘어나는 부실 채권에 몸살을 앓고 있어 디폴트 증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분석업체 닷지컨스트럭션 네트워크는 올해 상업용 부동산 착공 규모가 총 약 8700만㎡로 작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추산대로라면 2009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 된다.
PNC파이낸셜 그룹은 자사의 3분기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규모가 7억2300만달러로 앞선 분기의 3억5000만달러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PNC는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압박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고금리에 투자자들도 대출을 일으켜 부동산을 사거나 개발하는 데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