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사람 그리고 사랑] 사장으로 산다는 건…
오늘은 창업을 앞 둔 분들이나 회사를 경영하는 분들이 보면 공감할 만한 '사장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어느덧 사업을 시작한 지 18년이 되어가고 있다. 뒤늦게 목표로 한 유학으로 인해 5년간의 공백 기간이 있었지만, 필자는 지금도 여전히 사업을 하고 있다.
사장은 답이 없는 숙제를 풀어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일관된 신념만으로 주위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불투명한 미래에 자신을 걸고, 지금 이 시간에도 밤잠을 설쳐가며 사업 구상을 하고 있을 사람들이다.
비즈니스는 어찌보면 전쟁과도 같다. 사업도 어떻게든 무조건 살아남아 하는 것이기에 사장들은 늘 전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교육사업을 인수할 당시 멘토로 섬겼던 한 사장님의 조언이 생각난다. 그 분은 한때 직원 200명을 거느렸던 벤처기업 사장님이셨고, 여러 해 동안 그 회사를 경영하시다가 믿었던 절친했던 친구, 즉 파트너의 배신으로 자금난에 허덕이게 되고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분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구두닦기까지 해야 했던 시절을 겪으셨던 분이시다. 필자는 그런 그분의 내공에 빠져 그분의 조언을 귀담아 듣게 되었다.
그 사장님의 조언은 이러했다. 사장으로 산다는 건, 내일 당장 회사가 문을 닫더라도 주변인들 앞에서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줄 수 있어야 하고, 문을 닫기까지 주변인들에게 그 어려움을 절대 알려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극한 상황에서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면, 몸도 마음도 지쳐 갚을 능력이 없어 보이는 사장에게 돈을 투자하거나, 거래를 맺거나,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사장들은 이렇듯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포커페이스를 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인내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이런 이유로 이 세상에서 사장 외로운 사람들 중 하나로 사장을 꼽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회사에 사활이 걸린 문제가 발생해도 대부분의 사장들은 혼자서 판단하고 혼자서 책임져야 할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이 대기업이나 공기관에서 지급되는 안정적인 급여를 꼬박꼬박 받는 동안 사장들은 어떠한가? 본인의 급여는 물론, 직원들 급여 즉, 남의 밥그릇까지 챙겨야 하는 사람들이다.
필자도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교육 회사 인수로 인해 자금난에 시달렸을 당시, 구두굽이 닳는지도 모르고 자금 소싱을 위해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야말로 사장들은 우리들의 영원한 영웅, 슈퍼맨이나 슈퍼우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아무리 작은 구멍가게라도 10년 넘게 운영하신 분들은 보면 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한때, 수퍼모델로 연예계에 등단했던 이소라씨가 패션사업을 경영하며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나다. “직원들 급여날은 어찌나 빨리 돌아오는지… 그 주만 되면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라고 말이다.
겉으로 보기엔 당당하고 화려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장으로 산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