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전쟁 속에 피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꽃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구촌은 고통스러운 몸살을 앓고 있다. 석유 공급이 영향을 받아서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친다. 연계돼 모든 물가가 솟구친다. 나아가 '유럽의 빵 공장'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겪으며 먹거리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군의 잔인한 학살 소식으로 지구촌은 우울과 분노에 휩싸인다. 동유럽 양국의 전쟁은 지구촌을 흔드는 이슈가 돼 버렸다.
그런데 이런 전쟁 와중에 희소식도 전해진다. 우선 우크라이나 난민이 유럽의 교회를 깨운다는 소식이다. 중부 유럽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는 중부 유럽까지 찾아온 우크라이나 난민이 찾아와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를 요청하고 예배를 드림으로 교회와 도시를 깨운다며 흥분했다. 같은 소식을 미국을 방문한 유럽 선교사로부터 또 듣는다. 그 소식을 자세히 듣고 싶어 그 선교사를 화요 기도회에 강사로 초청했다.
또 지난 금요일(8일) 아침에 난민 사역자 줌 기도회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독일 출신 사역자는 독일교회가 우크라이나 난민으로 출렁인다고 했다. 베를린에는 ‘성인1 아이2’, 혹은 ‘성인1 아이1’ 이런 광고들이 종종 보인다고 한다. 조건이 맞는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광고란다. 그는 독일교회가 난민을 환영하고, 난민들은 독일 교회에 기도의 바람, 성령의 바람과 예수의 바람을 불어 넣는다고 했다.
또 다른 좋은 소식이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복음의 바람이다. 전쟁이 발발하자 예식과 행사에 젖은 정교회 신자들이 참 신앙인으로 거듭나 성경을 찾는단다. 우크라이나 군종 목사단은 장병들에게 성경책과 복음의 핵심이 담긴 기도수첩을 배부중인데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고 한다.
군종 목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참호에서는 무신론자가 없다”는 격언이 있다. 우크라이나 장병들은 참호에서 자신들이 무신론자에 가까운 것을 발견하고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최전방 참호에서 병사들 영혼이 깨어나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무기력하고 형식적인 종교생활에서 벗어나 활기찬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잔인한 살생, 비참한 죽음 그리고 무서운 파괴의 불편한 소식들 속에서 들리는 좋은 얘기들이다. 유럽 교회가 깨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반갑고, 우크라이나 젊은 군인들이 깨어나 성경을 찾는다는 소식도 참으로 귀하다. 절망과 통곡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절망의 한숨 소리 가득한 난민촌에서 전해지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소식이다.
갑작스러운 침공에 우크라이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키므치 목사님은 “목사님! 힘내요!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면 울먹인다. 그가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에 내 가슴도 젖는다. 절박한 마음으로 조국을 위해 기도하고, 자신과 가족 그리고 조국을 위한 기도를 부탁하고, 동분서주하는 그가 안쓰럽다. 그러나 이 눈물겨운 전쟁의 아픔을 통해 키므치 목사와 그의 조국 우크라이나는 더욱 귀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큰 희생과 아픔을 낳는 전쟁을 옹호하거나 이 전쟁의 유익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변하고 유럽이 변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속히 전쟁이 끝나고 전쟁의 상처도 속히 치유되기를 기도한다. 아울러 지금 일어나고 있는 유쾌하고 아름다운 변화가 지속되어 더 아름답고 더 성숙한 열매들로 결실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