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매달 1000명 꼴 美 망명
계급, 종교, 성소수자 이유로 박해
계급이나 종교, 성소수자 등의 이유로 박해를 받고 미국으로 망명하는 인도인들이 매달 1000여 명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는 이동에만 6개월이 걸린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BBC는 이 보도에서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2022회계연도)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된 인도인 이민자가 1만6290명에 달했다”며 “이는 역대 최고치인 지난 2018년 8997명의 2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했다. 텍사스 등에서 인도인 이민자들을 대변하는 디파크 알루왈리아 변호사는 “이들 인도 이민자 중 다수가 고국에서 박해받았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힌두교가 다수인 인도에서는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이 박해받는 일이 적지 않다. 또 인도는 신분제인 카스트가 여전히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 계급이 낮은 사람은 사회적 억압·차별을 당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2018년 동성 성관계를 범죄에서 제외했지만, 아직도 성소수자에게 돌을 던지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들 난민들이 미국에 도착하기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인도 북서부 펀자브 출신인 자샨 프리트 싱(24)은 인도에서 터키와 프랑스를 거쳐 멕시코 칸쿤으로 들어갔다. 이후 멕시코 북부 국경지대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같은 지역 출신인 만프리트(20)는 에콰도르로 입국해 버스로 콜롬비아, 파나마로 이동했다. 이후 배를 타고 니카라과와 과테말라, 멕시코에 도착했다가 미국으로 넘어왔다.
인도인 이민자들은 대부분 자기 집에서 미국까지 돈을 받고 ‘도어 투 도어’로 옮겨주는 조직을 이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무법 천지인 국경 지대 사막에서 고온이나 갱단 습격 등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019년에는 6세 인도 소녀가 미국 애리조나주 국경 마을 루크빌에서 42도가 넘는 고온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아이 엄마는 물을 찾으러 인근을 찾아다니는 중이었다.
이현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