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대중교통 마스크착용 의무화 '굿바이'
연방정부의 공항 및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마스크착용 의무화 종료에 따라 남가주 공항에서도 여행객들마스크 착용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AP
18일부터 대부분 지역에서 의무 아닌 '권고'
우버·리프트도 해제, 운전자 옆자리 탑승 가능
국민들 찬반 엇갈려, 일부지역은 계속 유지
LA지역에서 농수산물 유통업체 매니저로 근무하는 한모(45)씨는 19일 오전 오렌지카운티 존 웨인 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에 탑승해 출장지인 애리조나 피닉스로 향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륙 전 기내 방송을 통해 마스크 착용은 이날부터 선택사항이라고 탑승객들에게 알렸다. 한씨는 “비행기에 타기 전 터미널에서 대부분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진풍경이 연출됐다”며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방정부가 18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국내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마스크착용 의무화를 사실상 해제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기쁨·안도와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다.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주요항공사들은 18일부터 국내선과 일부 국제선의 기내 마스크착용은 선택사항이라고 고지했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와 리프트도 승객과 운전자의 마스크착용 의무화를 종료하고 승객이 운전석 옆좌석에 탑승하는 것을 허용했다.
연방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항과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마스크착용 의무화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19일 ABC7 뉴스에 따르면 휴스턴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유나이티드항공 승객들은 출발 공항과 기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뉴욕 JFK 공항 내부, 뉴욕시내 지하철 등에서는 마스크를 다시 착용해야 한다. LA국제공항(LAX), 버뱅크공항, 롱비치공항, 샌디에이고공항 등 남가주 공항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다.
각 지방정부 재량에 따라 공항이나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내부의 마스크착용 규정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A카운티 메트로폴리탄 교통국은 19일 버스와 지하철 승객들의 마스크착용 의무화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강력한 권고사항'으로 변경했다. 남가주의 주요 대중교통 시스템인 메트로링크 열차도 마스크착용 의무화를 폐지했다.
그러나 미국인들 사이에서 공항 및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마스크착용 의무화 폐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카이저가족재단(KFF)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중교통 마스크착용 의무화 연장에 대한 찬성은 48%, 반대는 51%로 나타났다.
앞서 연방교통안전국(TSA)은 지난 13일 CDC 권고에 따라 18일 만료예정이었던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내달 3일까지 연장했으며, 마스크착용 의무화는 코로나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약 14개월 동안 지속됐다.
한편 연방법무부(DOJ)는 19일 CDC가 공중보건을 위해 여행자 마스크착용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법원의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