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핼러윈'에 안전을 생각한다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1978년, 미국으로 이민온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정확히 핼러윈이 무슨 이벤트였는지 몰랐다. 그런데 형들이 마스크와 종이봉지를 주며 남에 집 대문을 두드리고 '트릭 오어 트릿'이란 말을 하면 거저 사탕과 초콜릿을 준다면서 나의 등을 떠밀었다. 형 셋이 다 그렇게 할 때 선택의 여지란 없었다. 처음엔 발음도 제대로 못해 부끄러웠지만 사탕을 공짜로 주기에 동네를 다 돌았다. 점점 "와, 정말 멋진 나라네!" 란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자 형들은 또 나를 내보냈다. 결국 몇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의 캔디를 그날 밤 다 모을 수 있었다.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는 나는 핼러윈에 대한 교리적 문제 및 반대입장을 갖고 있지만 여기선 다루지 않겠다. 지면을 통해 지적하고 싶은 바는 적어도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 거주자는 안전 때문이라도 핼러윈 전통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면도날을 사탕에 넣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사탕에 마약을 발라놓는 등 죄없는 아이들을 해치려는 미치광이들이 너무 많다. 가면 쓴 복장을 하고 폭주를 하며 총을 쏘고 강도질하는 놈들도 있다. 핼러윈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날이 돼 버렸기에 정신있는 부모라면 아이의 안전을 감수해 가며 사탕을 받아오라고 하지 않아야 한다.
본교에서는 핼러윈을 기념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허스키-윈" (학교 마스코트가 허스키 임)이라고 불리는 행사를 한 주간 즐긴다. 이번 주 내내 학생들은 트윈스데이(쌍둥이 같이 옷 입기), 일터복장하기 등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복장을 하고 학교에 등교할 수 있다. 또, 물풍선 던지기, 호박에 얼굴 새기기, 선생님 얼굴에 파이 던지기 등의 게임을 학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준다. 물론, 캔디도 풍성히 제공한다. 즉, 아이들이 안전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핼러윈보다 더 길게, 더 많이 즐기도록 이벤트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독교학교로서 우리는 일반사회의 이벤트에 대해 그저 손가락질을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교회가 홀리-윈(Holy-win)을 제공하듯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다. 갈보리교회의 설립자인 척 스미스 목사가 쓴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부처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고 가르쳤다. 즉, 누군가가 당신의 뺨을 때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그의 뺨도 때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것은 수동적인 부정문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황금률(Golden Rule)은 단순히 잘못된 일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표현하는 실용적이며 적극적인 실천방법을 가르친다. 오늘날 부처의 충고를 황금률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나쁜짓을 하지 않기에 정의롭다고 믿는다. "나는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아무도 죽인 적이 없다. 법을 어기지 않는다" 라고 자화자찬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좋은 일에 관해선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다. 예수의 윤리는 분명히 긍정적인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희에게 행하길 바라는대로 너희도 그들에게 행하라"(눅 6:3)고 말했다. 대접받고 싶으면 먼저 대접하고, 사랑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하고, 선물을 받고 싶으면 먼저 선물을 주라는 뜻이다.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은 창의적이고 즐거운 방법을 사용해 먼저, 남을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 황금률은 단순히 잘못된 것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타인에게 해를 끼쳐선 안된다.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도 안된다.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핼러윈을 멀리하고 문제를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긍정적인 대안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교회에서 마련한 홀리-윈(Holy-Win)이든지 우리 학교에서 갖는 허스키-윈 이든지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행사를 소개하고 초청하자. 안전하고 재미있는 10월 말, 새로운 전통을 안전히 즐기는 기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