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한인, 50대 남성 살해 혐의로 기소
50대 남성 살해 혐의로 기소된 윤지운(왼쪽)과 개브리얼 데이비스. FOX뉴스 시애틀
워싱턴주 거주 16세 윤지운 군, 친구와 함께 강도 살해 혐의 체포
공범 부친 “누군가 협박, 범행 사주”… 모친은 피해자와 오랜 커플
워싱턴주의 10대 한인이 공범과 함께 5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워싱턴의 주도 올림피아를 관할하는 피어스 카운티 검찰은 6일 대니얼 맥카우(51)의 살해범으로 개브리얼 데이비스(16)와 윤지운(16·영어명 저스틴 지원 윤)을 체포해 1급 살인과 강도, 2급 살인, 총기 불법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피어스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은 이들에게 각각 100만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다.
수사는 피해자 맥카우가 나흘째 아무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않는다는 직장의 실종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1일 오전 9시30분께 피해자의 집으로 수색견과 함께 출동해 살펴보던 중 세탁실에 쓰러진 시신을 발견했다.
상반신과 머리에 총상을 입고, 여러 군데 칼에 찔린 흔적을 발견한 경찰은 초기 조사에서 외부 출입 흔적을 찾지 못해 자살을 의심하기도 했으나, 사체 근처에서 총기가 없다는 점에서 타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갔다.
수사팀은 집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확보해 녹화된 화면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 나흘 전인 지난 달 28일 새벽 1시 59분께 개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출입구를 통해 괴한 2명이 침입하는 장면이었다. 영상 분석을 통해 이들이 ‘젊고 마른 남성’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운전면허국과 사진 대조를 통해 데이비스와 윤지운으로 용의자를 특정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 개시 이틀만인 2일 오후 8시께 두 명의 용의자를 모두 체포했고, 이들이 피해자로부터 훔친 2자루의 총기를 증거품으로 압수했다. 검찰은 “일반적으로 미성년자의 신원을 보호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 사건의 경우 범죄의 심각성과 중대성 때문에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데이비스의 아버지는 체포 직전 경찰에 연락해 자신의 아들이 맥카우의 죽음과 연관됐다고 신고했다. 그는 “아들과 친구 저스틴(윤지운)이 귀중품을 노리고 침입한 뒤 갑자기 나타난 피해자와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 저스틴이 맥카우를 칼로 찔렀고, (아들 데이비스가) 조금 뒤에 총소리를 두 번 들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피해자가 속한 ‘오토바이 모임(biker buddies)’의 누군가가 자신의 아들(데이비스)에게 맥카우의 집에 들어가 뭔가를 가지고 나오라고 협박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수사 당국은 살해된 맥카우가 용의자 데이비스의 어머니와 오랜 기간 이 집에서 함께 살았던 커플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데이비스와도 면식 관계였으며, 그가 이 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용의자 두 명은 사건 당일 친지들과 메이슨 카운티에 있는 팬더 레이크 인근으로 캠핑을 떠났다가 자정 조금 넘은 시간 사라졌으며, 새벽 6시 30분께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몇 시간 뒤 다시 캠프지를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아, 데이비스의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냈으며 이튿날 숲속에서 맨발로 배회하다가 발견됐다. 데이비스의 아버지는 그가 이 사건에 대해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