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 간 경쟁 덜해 여유로운 홈쇼핑 가능"
전국적으로 주택 수요가 줄면서 바이어에게 유리한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AP
열기 식은 시장, 홈바이어에게 유리한 점
평균적인 주택, 리스팅 가격보다 낮게 팔려, 바이어 협상력 강화
돌아온 컨틴전시, 인스펙션·감정 컨틴전시 빼먹지 말아야
미국 주택시장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평균 주택 판매가격이 리스팅 가격을 밑돌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평균 주택 판매가격은 6% 하락했다. 비록 주택시장 열기가 식었다고는 하지만 요령 있는 홈바이어라면 현 마켓상황에서도 얼마든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지금 상황에서 홈바이어들이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짚어본다.
◇주택가격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재융자’는 가능하다
지난 6월 평균 주택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봄 어떤 집이 40만달러에 팔렸다면 지금은 37만6000달러에 판매된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5.9% 정도 상승했다. 지난 6월 이후 가격이 6% 떨어진 것은 홈바이어들에게는 좋은 신호이다.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홈오너 켈리 존슨(48)은 지난 6월 살던 집을 처분하고 같은 동네에서 ‘그저 그런’ 집을 구입했다. 존슨은 아주 좋은 가격에 집을 샀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모기지금리가 다시 떨어질 때 재융자를 통해 월 페이먼트를 절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만약 어떤 집을 실제 가치보다 10만달러를 더 주고 산다면 집을 페이오프 할 때까지 10만달러는 빚으로 남는다. 지금 받을 수 있는 최저 30년 고정 모기지금리가7%이고 구입한 집에서 오래 살 계획이 없다면 변동금리 모기지(ARM)를 활용해 집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고정금리로 집을 산 후 이자율이 떨어지면 재융자를 통해 페이먼트를 낮춘다. 결국 선택은 홈바이어의 몫이다.
◇바이어간 경쟁이 덜하다
부동산 전문사이트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주택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주택판매량이 하락한 이유는 바이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8월 이후 평균적인 주택은 리스팅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됐다.
개인 바이어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자들도 주택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올 2분기 들어 투자자들의 주택구매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진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바이어, 투자자 할 것 없이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좋은 집 한 채를 놓고 벌어지는 바이어 간 뜨거운 경쟁은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
◇홈쇼핑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경쟁이 덜한 시장에서 홈바이어는 적당한 집을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벌 수 있다. 집이 매물로 나오자마자 오퍼를 쓰지 않아도 되고, 셀러에게 제출할 오퍼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인지 철저하게 검토할 수 있다. 또한 리스팅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걱정에서도 해방된다.
지난 6월 한달간 리스팅 매물이 팔리는데 걸린 기간은 평균 17일이었다. 그러나 8월에는 해당 기간이 평균 26일로 늘어났다. 최대한 빨리 이익을 챙기려는 셀러 입장에서 집을 파는데 9일이 더 걸린다는 것은 적잖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기다리면 더 좋은 딜을 얻을 수 있다
지난 7월 전국적으로 매물로 내놓은 후 팔기까지 30일 이상 걸린 주택 수는 전년 동기대비 12% 증가했다. 늦게 팔린다고 큰 결함이 있는 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매물이 등장하자마자 셀러에게 오퍼를 낼 것이 아니라면 조금 더 기다리는 게 나중에 큰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바이어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셀러가 가격을 내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컨틴전시의 화려한 귀환
주택시장 열기가 식었다는 것은 바이어의 협상파워가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원하는 집을 구입하기 위해 바이어가 컨틴전시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컨틴전시는 대체로 바이어의 이익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정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바이어로 하여금 구매계약에서 발을 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바이어 입장에서 홈인스펙션, 주택감정 컨틴전시는 특히 중요하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