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당뇨예방? 기구 이용한 근력운동이 최고!
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전문의
최근 필자의 65세 여성환자가 운동만으로 당화혈색소가 6.3%에서 5.4%로 줄었다. 어떤 특별한 운동을 한 것인지를 알아 다른 당뇨 또는 당뇨 전단계 환자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감사하게도 환자분이 흔쾌히 응해주셨다.
이미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당화혈색소 기준상 6.5%를 넘어가면 당뇨가 시작되는 수치이다. 5.7% 이하로 내려가야 당뇨 전단계에서 벗어나 정상범위로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이 어머님은 당뇨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 수치였고, 8개월 만에 운동만으로 아주 정상으로 바뀌었다.
좌골신경통, 오른쪽 무릎통증, 왼쪽 어깨통증을 무릅쓰고 어떻게 운동을 했으며, 당뇨예방약 하나도 먹지 않고 과연 어떤 운동을 해서 이런 결과를 가진 것일까? 그리고 약과 비교해서 운동·식습관 변화가 더 효과적인지 알아보자.
비결을 공개하자면 '헬스장에서 기구운동'을 시작하였던 것이다. 단순한 걷기운동으로는 얻어내기 어려운 결과다. 근력운동을 통한 근성장이 당치료의 핵심인 것이다. 혈당을 관리하는데 있어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있다. 근육이 호르몬기관이라는 것을 아는가? 근력운동을 했을시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GLUT4 수용체를 세포표면으로 이동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떨어뜨린다. 결국 공복혈당 시 간에서 분비되는 혈당이 조절되는 것이다. 또한 하체근력운동을 한 다음날 뻐근한 하체근육은 식후혈당을 낮추는 소각장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생리학적으로 이렇게 좋은 근력운동을 왜 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근력운동을 쉽게 시작하지 못 하는 이유는 입문하는데 높은 문턱 때문이다. 흔히 ‘무거운 아령’을 드는 것을 근력운동이라 착각하고 몇 번 아령을 들다만다. 근력운동은 하체와 등을 중심으로 해야 되는데 상체만 집중을 하고, 또한 어떻게 부상당하지 않고 하체와 등을 운동할 수 있는지 초보자들은 잘 모른다.
여기서 해답은 헬스장에 있는 운동기구들이다. 이런 운동기구는 근육을 부위별로 나눠 중량을 조절하여 “안전하게” 운동하는데 최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여성환자분은 여러 관절염이 있었고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있었지만 동네 YMCA에 가입해 체계적으로 무릎에 좋은 운동기구, 허리에 좋은 운동기구, 어깨에 좋은 운동기구를 차례대로 안내받아 그대로 운동했다. 그랬더니 있었던 관절통도 없어지고, 이젠 당화혈색소까지 정상이 되는 기적을 맛 보았다.
이런 ‘간증’을 다른 독자들에게 단순한 지식으로만 남지 않기를 바란다. 실천을 왜 못하고 있는지, 어려운 장벽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누구한테 물어보고 안내를 받을 수 있는지 고려하고 간절히 원해야 이뤄질 수 있다.
필자도 퍼스널 트레이너 레슨을 받고, 카이로프락터나 물리치료사와 나눈 깊은 대화를 토대로 의대교육과정과 접목시켜 환자들에게 운동을 안내해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진료방향도 필자가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다.
예제로 소개한 여성환자분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과 식습관 변화가 약을 시작하는 것보다 첫 1년에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3년 후, 7년 후 추적조사를 했을 때, 이런 삶의 변화를 유지하지 못해 다시 체중이 늘고 당화혈색소가 올라가 차라리 약을 시작한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마음 단단히 먹고 꾸준한 근력운동으로 당뇨를 얼씬도 못하게 하는 시니어들이 되길 기원한다.
문의 (213) 381-3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