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무시해선 안 되는 산후우울증, 임상사회복지사와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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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무시해선 안 되는 산후우울증, 임상사회복지사와 해결

웹마스터

오유경

USC MSW 석사과정/ KYCC 클리니컬 인턴


최근 한국에서 산모의 극심한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2개월 된 아기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많은 연예인 및 유명인들도 여러 매체를 통해 산후우울증을 앓았음을 호소하고 있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신체적, 환경적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하지만, 미국 내 여러 한인 여성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산후우울증을 어디에서 치료할지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아직까지도 출산과 육아는 친인척의 도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민가정의 산모는 이민가정의 특성상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인한 고충 이외에도 출산으로 인한 자녀양육과 부부관계의 변화에 대해 조언을 받을 가족 및 지인 등 주변의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필자 또한 최근 남편 직장으로 인해 이주한 미국에서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며 한인 여성커뮤니티에 빈번히 올라오는 고민들에 깊이 공감한 바 있다.


산후우울증은 방치하게 되면 만성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음에도 산후우울증을 겪는 많은 이민가정 산모들이 치료를 주저하게 만드는 여러 고충들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를 위한 치료는 정신과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민가정은 정신과 치료의 특성상, 언어 및 문화 장벽으로 산모의 정신건강 상태를 설명하기 어려워 현지 미국 정신과의 심리적 문턱은 여전히 높다.


또한, 수유 중인 산모는 약물치료에 상대적으로 염려가 많은 데다 LA카운티 안에는 여전히 한인정신과가 코리아타운 등 한정된 지역에만 밀집돼 있고, 진료비는 초진이 수십만원에 달하거나 공적보험은 적용되지 않는 등 언어 및 문화 장벽 이외에도 정신과 치료를 주저하게 하는 더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미국 이민가정의 산후우울증에 사회복지사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유는 한국과 다른 미국의 의료체계로부터 비롯된다. 먼저, 한국은 전국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그중 정신건강 서비스의 정신과 병원진료 의존도가 높은 반면, 미국은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학위와 자격증이 한국과 다르며 보다 다양하다.


한국 보건복지부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1년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7.2%로 미국 43.1%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고,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 조사의 전체응답자 비율 1.8% 중 대부분인 1.6%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


미국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약 70만 명에 달하는 미 전국의 사회복지사가 상담치료전문가(Therapist)로서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신건강 서비스 체계에서 사회복지학 석사를 졸업한 뒤 3000시간의 지도감독을 받고 자격시험을 통과한 임상사회복지사(LCSW)는 단기적 처방이 아닌 정신건강의 평가와 상담, 심리치료, 사례관리(case management), 부모교육, 보조금 등 더 많은 지역사회 서비스와의 연결 등으로 산후우울증 극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약물 처방이 필요한 경우도 사회복지사의 의뢰를 통해 전문의가 처방하고 전문의와의 협력을 통해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LA카운티는 임상사회복지사들을 통해 LA정신건강국, LA아동가족보호국의 결혼 및 부부문제, 자녀양육문제, 가정폭력 등 연령별, 상황별 특화된 무료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3월 1일,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적 정신건강 위기’ 대응을 위해 지역사회기반 정신건강서비스를 강화할 것임을 발표한 바 있다. LA의 다양성을 반영해 여러 언어로 제공되는 지역 내 임상 사회복지서비스가 한인가정 정신건강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이다. 많은 이민가정 산모들이 커뮤니티 내 사회복지상담서비스를 적극 이용한다면 사회적, 정서적 지지를 통해 산후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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