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낙태권 보장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로
바이든 대통령 등 민주당측 거센 반발
가주 정치권, 낙태권 보호조치 추진
연방대법원이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사회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이와 관련, 보수성향 새뮤얼 알리토 판사가 작성해 대법관들이 회람한 다수의견서 초안이 지난 2일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유출된 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유출 경위 조사를 명령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개빈 뉴섬 가주지사와 가주의회는 주내 여성 낙태권 보호를 위해 주 헌법을 수정하는 방안을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현재 민주당이 주의회 양원 과반을 점하고 있어 주민투표 상정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계획대로 된다면 가주는 주 헌법상 여성 낙태권을 보장하는 첫 번째 주들 중 하나가 된다. 가주의 경우 1967년 여성들의 낙태를 합법화했으며, 이후 낙태권을 강화하는 조치를 잇달아 취했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연방대법원 다수의견서 초안에서 알리토 대법관은 “로 대 웨이드는 시작부터 잘못됐다”며 “우리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헌법에는 낙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어떤 헌법조항도 낙태권을 명시적으로 보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이번 판결로 낙태권에 대한 헌법보호를 무효화하면 각 주 차원에서 낙태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50개주 가운데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절반 가량이 낙태를 금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약 2개월 뒤 최종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로 대 웨이드는 50년간 미국의 법이었다”며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정성 측면에서 뒤집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문제가 최대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수세에 몰린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