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AM 퇴출… 한인 라디오, 활로 모색 분주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차에서 AM 퇴출… 한인 라디오, 활로 모색 분주

웹마스터


BMW·테슬라·폭스바겐 등 AM 없애

미국 내 청취자 월 8200만명

한인업계, 온라인·앱 기능 강화


친환경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기차(EV)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문화의 시발점인 중파방송(이하 AM 라디오)이 주요 사용처인 자동차에서 퇴출되고 있어 한인 라디오 방송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BMW, 폭스바겐, 마쓰다, 테슬라, 리비안, 폴스타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모델에서 AM라디오 기능을 없앴다. 전기 엔진이 AM 방송 전파를 교란해 방송수신이 잘 안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미국 3대 제조사인 포드의 경우 한 발 더 나아가 전기차는 물론 내연기관차에서도 AM 라디오를 빼는 중이다. 


이에 따라 주류 라디오 방송은 물론 LA 한인 라디오 방송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 길'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A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 라디오 방송 고위 관계자는 8일 "전기차에서 AM방송 퇴출은 오래 전부터 예상했던 일"이라며 "당장 라디오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파괴력이 크지는 않지만 전기차가 보편화되는 시점에서 온라인과 앱을 통해서도 라디오를 주 7일 24시간 청취할 수 있다는 점을 커뮤니티에 집중 홍보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인 라디오의 주요 청취자인 중·장년층도 요즘엔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 앱을 통해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많아 전통적인 방식인 AM 방송에만 의존하는 청취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인 라디오를 매일 듣는다는 한인 유모(43)씨는 "자동차에서 AM 라디오가 퇴출되고 있다는 뉴스를 최근 접하고 크게 놀랐다"며 "생활비 절약을 위해 전기차 구매를 고려했는데 출퇴근 길에 한인 라디오를 듣기 위해 당분간 계속 타던 내연기관차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AM 방송은 100년간 소식통 역할을 했다. 팝송은 물론 각종 스포츠 중계, 토크쇼, 뉴스 등 드넓은 땅을 이동하는 미국인들에게 필수적인 오락거리로 자리잡을 만큼 대중문화 중 하나였다. 전미방송협회(NAB)에 따르면 미국 내 AM 라디오 청취자는 월 평균 8200만명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상원 상업·과학·교통위 자료를 인용해 "머지않아 미국 내 4100여개 AM 라디오 방송국이 치명타를 입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4년간 한인들에게 한국어 AM 라디오 방송을 제공해온 시카고 지역의 'K라디오'는 지난 3월 결국 폐업했다. 한 한인 라디오방송 관계자는 "여전히 AM 라디오의 역할과 가치가 높아 이를 지키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은 방송이 유지될 전망"이라면서도 "정보통신(IT) 기술과 함께 뉴미디어가 급성장함에 따라 AM 라디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은 명백하기에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