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종]해외 순방 때도 한국차 탔다… 교황, 한국과 인연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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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종]해외 순방 때도 한국차 탔다… 교황, 한국과 인연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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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한국 방문 당시 기아 쏘울 차량으로 이동하며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모습. /연합뉴스


2014년 아시아 국가 중 처음 한국 방문

세월호 참사 유족 위로, 위안부 피해자 만나

쏘울 차량 뒷좌석에서 시민들에 손 흔들어


프란치스코 교황(88)이 21일 선종한 가운데 과거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전 세계로 보면 브라질,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것이다.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한 두 번째 교황이기도 하다.

방한 중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꽃동네 장애인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과 마주했다.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탄 리무진 의전 차량 대신 한국 브랜드 기아의 소형차 ‘쏘울’을 타고 이동하는 검소하고 소탈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에도 대중과 가까이하기 위해 가장 작은 급의 한국차를 ‘포프모빌’(교황의 차량)로 타고 싶다는 뜻을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 교황 전용 차량에 부여되는 ‘SCV 1’ 번호판이 달린 쏘울 차량 뒷좌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활짝 웃는 얼굴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이 포착됐다. 작년 9월엔 아시아·오세아니아를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싱가포르에서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탄 장면이 포착돼 이목을 끌었다. 싱가포르 내 이동 수단이자 의전 차량으로 한국 브랜드의 전기차를 선택한 것이다. 교황이 흰색 아이오닉5에서 창문을 열고 싱가포르 시민을 향해 손을 흔드는 장면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교황은 올해 봄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해 큰 피해가 발생하자 위로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달 28일 한국 가톨릭교회와 행정 당국에 보낸 전보에서 “(교황은) 한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하여 발생한 생명의 위협과 피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황이) 희생자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시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했다”며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에 위로와 치유, 그리고 굳셈의 축복을 주시기를 하느님께 간구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선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다. 한국인 추기경은 그간 총 4명이 배출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인 2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다. 염수정(82) 안드레아 추기경(2014년 서임)과 유흥식(74) 라자로 추기경(2022년 서임) 등이다.

특히 유흥식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깝게 소통한 측근으로 꼽힌다. 2023년 9월 가톨릭 성지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에 한국 최초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성상이 세워졌는데, 이는 유 추기경의 의지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결합한 결실로 풀이된다. 아시아 성인의 성상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된 건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 방한을 약속한 바 있다. 세계 각지에서 수십만~수백만 명의 가톨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WYD는 가톨릭계 주요 행사 중 하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27년 서울 대회에 내외국인을 합해 적게는 40만~50만명, 많게는 70만~8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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