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지, 덕담…폐백 올리는 2세들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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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지, 덕담…폐백 올리는 2세들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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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7일 치러진 전통 혼례 모습. 신랑, 신부가 폐백을 올리고 있다. / 크리스틴 장 대표 제공 @boybrooklyn_


LA활동 크리스틴 장 웨딩플래너  

"전통 문화에 관심·궁금증 커져"

MZ세대 정체성 탐구에 높은 평가 



“가족들과 함께하는 결혼식을 그려왔다. 신랑과 신부 둘이서 올리는 서양식과는 달리 부모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 결혼은 어른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족으로) 받아주세요’라며  인사드리는 것이 아닐까?”


2009년부터 LA한인타운 인근에 위치한 'Live Love Create Events'를 12년째 운영 중인 크리스틴 장(37·장수아) 대표는 2세로 태어나 미국 문화에 익숙한 웨딩플래너다. 장 대표는 아시아계 커플 결혼식에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통합해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ABC7 뉴스는 2일 웨딩 플래너 장 대표를 소개하며, 설날을 맞아 진행된 한국의 전통 혼례를 보도해 주류 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1.5세와 2세 한인들이 전통적인 방식을 추구한다는 점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인식되며 환영할만한 변화라는 평가다. 


장 대표는 “1980년대에 이민 온 부모님은 생활이 바빠 항상 한국 문화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며 “할머니께 여쭤보고 한국을 오가며 배운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젊은 신랑, 신부들 중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이를 잘 몰라서 한국식 전통 혼례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여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해 한복 사업을 하는 친구 옆에서 꾸준히 전통 의식 폐백에 대해 연구한 장 대표는 지난 달 7일부터 첫 폐백 이벤트를 진행했다. 장 대표는 “한국인 신부(또는 신랑)와 외국인 신랑(또는 신부)처럼 국적이 혼합된(Mixed Culture) 커플이 폐백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며 “백인과 아시아계 (중국인, 베트남인) 등 타인종도 많이 참여해 한국 전통 혼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또 “폐백을 올린 일부 외국인들이 ‘특별하고 아름답다’며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결혼식 이벤트가 중단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 기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신랑, 신부들이 지난 해 9월부터 몰리기 시작하면서 올해 주중에도 식을 진행할 정도로 바빠졌다. 장 대표는 “최근 많은 커플들이 서양식 결혼식을 치른 후, 한복으로 갈아입고 폐백을 올린다”며 “30년간 타운에서 지점토 공방을 교육해온 어머니에게 눈으로 배우고 폐백 상에 올려지는 떡과 기타 음식 모형도 직접 빚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아시안 웨딩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장 대표는 한국 문화를 포함해 중국, 베트남 등의 전통문화 혼례까지 진행한다. 아울러 모던화된 한국 전통 백일잔치 이벤트도 현재 진행 중이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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