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스위트 홈" 이용자씨 7개월만에 집으로
11일 집으로 돌아온 이용자(65)씨가 침상에 누워 미소를 짓고 있다. / 남편 이희덕씨 제공
롱비치 리커스토어 한인업주
괴한 칼에 목찔려 사경 헤매다
극적 회복불구 평생 휠체어 타야
본지 취재에 경찰 뒤늦게 용의자 수배
“좋다”
이용자(65)씨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한 말이다.
지난 1월30일 자신이 운영하던 롱비치 리커스토어에서 흑인 괴한의 칼에 목을 찔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약 7개월 간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투를 벌여온 이용자씨가 11일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다.
사건발생 후 본지는 '특별취재-이용자씨를 집으로'시리즈를 게재하며 용의자 검거를 촉구하고, 피해자의 건강회복을 기원해왔다.
이용자씨는 그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한때 전신마비 증세를 겪기도 했다. 손과 발끝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지만, 여전히 가족이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고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하는 상황이다.
지난 2월 기관내 삽관(기도 유지)과 위루관(입으로 음식 섭취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영양공급을 위해 직접 위에 관을 넣는 처치) 수술을 받은 이씨는 지난 9일 기적처럼 튜브를 제거할 수 있었다.
세인트 메리 메디컬센터(St. Mary Medical Center)에서 응급수술을 받은 후 지난 3월 요양병원으로 옮긴 이씨는 그토록 집으로 가기를 바랬었다. 정신적인 트라우마 때문에 병실에서 지내는 게 너무 괴로웠던 이씨를 남편 이희덕(70)씨는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데리고 오기를 희망했다.
이희덕씨는 11일 “팔과 다리 마비증상 때문에 손가락과 발가락이 안쪽으로 굽어진다”며 “집에서 조금씩 손과 발의 움직임을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발가락이 조금씩 움직여도 힘을 주어 일어설수는 없는 상태”라며 “향후 2주 간 의료진이 직접 집으로 와서 아내의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며, 재활 테라피스트와 휠체어에 앉는 연습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체 호흡이 힘들어 목에 구멍을 뚫어 호스 산소통을 꽂아야만 했던 이씨는 집에 돌아오는 조건으로 현재 인공호흡기를 뗀 상태이다. 이씨는 이제 가족의 돌봄으로 집에서 인공호흡기와 음식물튜브 없이 생활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떠안았다. 힘들어도 계속 움직여야 근육이 굳지 않는다는 의사의 권고도 있었다.
지난 7개월동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이희덕씨는 “최근 한인업소를 타겟으로 하는 강도사건에 대한 뉴스를 여러번 접했다”며 “강도가 들이닥치면 절대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씨는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말라. 돈은 다시 벌면 된다”며 “다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건발생 한 달 이상 지난 후 용의자를 공개 수배한 롱비치 경찰국의 리처드 메히아 공보관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했으며, 계속해서 수사를 펴고 있다”고 밝혔다.
이희덕씨는 지난 6월 가게 영업을 접고 아내의 회복을 위해 집중할 예정이다. 이씨의 이웃주민이면서 단골고객이기도 했던 케빈 보라봉(35)이 개설한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https://www.gofundme.com/f/help-mama-help-yongja)에는 11일 현재까지 10만 7000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모금됐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