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주택 폭발로 50대 집주인 사망
폭발 직후 유씨의 집이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 사망한 제임스 유씨. /ARLNow.com
버지니아주 알링턴서 발생
제임스 유씨, 이웃에 조명탄 쏘다
경찰 출동하자 총 쏘며 4시간 대치
진입위해 화학탄 투입 직후 집 폭발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인소유 듀플렉스(844 N. Burlington St.)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해 50대 한인 홈오너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망자는 제임스 W. 유(56·알링턴)씨로 유씨는 폭발이 발생하기 전 집 밖으로 30여발의 조명탄을 발사했으며, 신변에 위협을 느낀 주민들이 911에 신고한 후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유씨는 경찰이 불연성 화학탄을 쏘며 집안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총을 쏘기도 했으며, 대치극이 시작된지 4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8시25분께 집이 폭발하며 산산이 부서졌다. 이로 인해 경관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는데는 약 3시간이 걸렸다.
앤디 펜 알링턴 카운티 경찰국장은 “폭발 전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폭발 후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유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쏜 화학탄 때문에 폭발이 일어났는지 단정하긴 어렵다. 폭발이 일어나기 전 소방관들이 해당 주택의 가스를 차단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폭발원인 규명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폭스뉴스는 유씨의 소셜미디어 등을 토대로 그가 소송을 남발했으며, 지난 수년간 전화, 편지, 온라인 등을 통해 FBI에 사기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은둔형 외톨이로 알려진 유씨는 전 부인 스테파니 유씨를 ‘마녀(witch)’라고 불렀고, 해시태그에 반미구호인 ‘F--- America’를 달기도 했다. 유씨는 본인을 퇴임한 국제통신사의 정보 및 보안책임자라고 소개했으며 ‘그들에게 옳은 일을 할 모든 기회를 줬음에도 미국의 위선과 부패, 사기, 음모만을 보았을 뿐’이라고 적었다.
유씨의 아버지는 1990년대 한국에서 대선후보의 고문을 지낸 유기홍씨, 어머니는 방송인 출신 애나 신 유씨다. 둘 다 1990년대 별세했다. 에일린 유씨는 유씨의 누나 또는 여동생이다. 그는 시카고의 앤더슨 컨설팅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유씨는 2017년 부인과 이혼했으며 법원으로부터 부인에게 8만달러를 지급할 것과, 집을 계속 소유하는대신 15만달러를 추가로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유씨는 은둔생활을 하며 집 창문을 알루미늄 포일로 막아놓았다고 한 이웃은 전했다. 유씨는 지난 2월 전 부인과 뉴욕주 당국 등 10여명을 상대로 사기, 음모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학도 했다. 두달 뒤 연방법원 판사는 “소송이 경솔하고 혼란스럽다”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유씨는 2021년 집을 보러온 바이어들을 칼로 위협하며 내쫓은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