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의 행복칼럼]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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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의 행복칼럼]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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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탐험가로 유명했던 한비야씨가 국제 구호단체 긴급구호팀장으로 변신했다. 가고 싶은 곳은 어디나 다니며 모험을 즐기고 자신의 경험을 책에 담아 세상을 알리던 그녀가 전혀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녀에게 어느 대학생이 “재미있는 세계여행이나 계속하시지 왜 힘든 구호활동을 하게 되었어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비야씨는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고 내 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죠”라고 대답했다. 참으로 근사한 말이다. 그녀는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위해 재미나고 신나는 탐험을 관둔 것이다. 가슴을 뛰게 하는 더 신나고 멋진 일을 위하여 여행의 재미, 탐험의 재미를 과감하게 버린 것이다.

   

그런데 한비야씨가 새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어느 날 한비야씨는 케냐의 40대 안과의사를 만났다. 그는 케냐에서 유명한 안과의사였다. 대통령조차도 예약 후 며칠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을 만큼 유명하고 바쁜 의사였다. 그런데 그가 안과병원을 정리하고 오지에서 풍토병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한비야씨가 그 의사에게 “선생님은 유명한 안과의사인데 왜 이런 곳에서 풍토병과 전염병 환자들을 돌보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의사는 환하게 웃으며 ”맞아요! 제가 나이로비에서 안과병원을 하면 잘살 수 있겠죠. 그런데 내가 가진 기술과 재능으로 돈만 벌면 너무 아깝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해요”라고 했다. 이 말에 한비야씨는 감동했다. 

   

그 의사가 명예와 부와 영광을 다 버리고 오지에서 고생하는 이유가 돈 버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함이요,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기 위함이었다. 부와 안락함을 버리고 굶주린 이웃을 돌보는 일로 가슴 뛰는 안과의사도 훌륭하고 그 의사를 보고 감동한 한비야씨도 훌륭하다.

   

누구나 가치 있고 가슴 뛰는 일을 하기를 원한다. 필자도 가슴 뛰는 일을 위하여 교회를 사임하고 NGO 활동을 시작했다. 선택도, 결정도 쉽지 않았다. 이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된 행복한 경험이 있다. 

   

1988년 9월 초임 군목으로 최전방 부대에 배치를 받았다. 휴전선을 지키는 부대의 군종목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휴전선 초병을 위문하는 것이었다. 힘들고 어려운 근무로 고생하는 초병들에게 초코파이와 커피를 나누었다. 매주 두 번씩 밤을 꼬박 새우는 힘든 일이었지만 쉴 수 없었다. 휴가나 출장을 나갔다가도 돌아왔다. 초병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가 없었다.

   

되돌아 보면 내 평생에 가장 행복한 날들이었다. 초코파이, 커피, 사탕으로 행복해하는 그들을 만나는 내 행복을 위해 위문을 했었다. 사실 고달프고 외로운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 고달픔과 외로움을 크게 웃도는 행복이 있었다. 작은 나눔으로 누리는 행복의 비밀을 체험했던 시절이다. 그 시절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아주던 초병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 

   

지금 월드쉐어USA를 통해 아이티와 수리남 등지 아이들을 돕는다. 초롱초롱 빛나는 그 아이들과 마주할 때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 가난한 나라 아이들을 돕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 어린이들의 희망을 응원하는 일은 그야말로 가슴 뛰는 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특히, 사랑을 되돌려줄 수 없는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형용키 어려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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