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의 75% 증발" 투자자 울상
10명 중 6명 "가상화폐는 위험한 투자"
실제 투자자는 전체 인구의 10%
밀레니얼 세대 투자비율 가장 높아
가상화폐 투자자 중 상당수가 ‘쓴 맛’을 보고 있다.
LA한인타운에 사는 직장인 윤모(38)씨는 약 1년 전 미국 최대규모 가상화폐 온라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3~4개 종목에 어렵게 모은 3만달러를 투자했다. 절친의 권유로 가상화폐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윤씨는 “며칠에 한번 씩 어카운트 밸런스를 체크할 때마다 무척 속이 쓰리다”며 “’조금이라도 돈을 벌겠지’ 하고 시작했는데 지난 주말 현재 투자원금의 75%가 증발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1~2년 동안 윤씨처럼 큰 손실을 본 가상화폐 투자자는 한 둘이 아니다. 평생 모은 돈을 단 한번의 투자로 몽땅 날렸다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최근 CNBC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가상화폐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의 45%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하지만 연령이 낮을수록 가상화폐 투자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다. Z세대(25세 이하)의 38%, 밀레니얼 세대(26~41세)의 46%만이 가상화폐 투자를 잔뜩 경계한다. 반면 X세대(42~57세)의 60%, 베이비부머 세대(58세 이상)의 80%가 가상화폐는 위험한 투자로 여긴다.
CNBC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가상화폐 시장에서 총 2조달러가 증발했다.
11월 현재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인 비율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이중 밀레니얼 세대(15%)의 투자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정보사이트 ‘뱅크레이트 닷컴’ 관계자는 “복권을 사는 기분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며 “한탕주의에 휩쓸려 가상화폐 세계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많은 투자금이 몰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최고치에서 가격이 70% 이상 떨어질 정도로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 주식시장 전문가는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자산에 불과하다”며 “가치의 적정수준을 산정하기가 어렵고, 가격 변동성이 주식보다 크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세청(IRS)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시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했거나 다른 화폐로 전환했을 때는 세금보고 대상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가상화폐로 지불할 때 혹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불의 대가로 가상화폐를 받을 때도 보고대상이 된다. 세금보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에는 가상화폐를 구매하고 보유 중일때, 면세기관에 기부했을 경우, 증여 받았을 경우에 해당된다. 단, 증여 후 매매시에는 보고대상에 해당된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