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동났다... 어린이 해열제 품귀
CBSLA 뉴스화면 캡쳐
트리플데믹에 진통·해열제 수요 급증
타이레놀, 애드빌… 하늘의 별 따기
한인 약국, CVS 등도 수급 비상
“언제 정상 공급될 지 예상 못 해”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동시에 유행하면서 트리플데믹(Tripledemic)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해열제 등 일부 감기약의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CBSLA가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와 독감, RSV 바이러스 감염률이 급증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감기약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소아용 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액상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같은 해열제 및 진통제(타이레놀과 애드빌)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웨스트 올림픽 불러바드에 위치한 에덴약국(Eden Pharmacy)의 김준호 약사는 “1~2주 전부터 어린이용 타이레놀은 모두 품절됐다”며 “최근 독감과 RSV,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증가하면서 심각한 수급난을 겪고 있는데 언제 공급될 지 예상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웨스트 3가에 위치한 시온약국((Zion Drug)의 현 숙 테크니션은 “최근 어린이용 타이레놀 뿐 아니라 처방전이 있어도 코 알러지 약은 구하기 힘들다”며 “담당의사와 상의해 다른 약으로 대체할 것”을 권유했다.
이밖에도 버질약국(Virgil Pharmacy), 버몬약국(Vermont VO Pharmacy), 노먼디약국(Normandy Pharmacy), 리스디스카운트약국(Lee’s Discount Drugs) 등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약국에서도 어린이용 타이레놀 제품과 일부 감기약이 품절 상태다.
CVS와 같은 대형약국도 마찬가지다. 윌셔 불러바드에 위치한 CVS의 한 관계자는 “어린이용 해열제는 이미 동났다”며 “공급 예정일 조차 받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많아 품절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을 통한 구매도 결제 후 3주가 소요되는데다가, 그 마저도 며칠 뒤 품절됐다는 경우가 생겨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불안해 한다.
일반의약품협회(CHPA)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같은 약물을 포함하는 어린이용 진통제의 판매는 지난 10월 전년대비 26% 이상 증가했다. CHPA 대변인 아니타 브릭만은 약 사재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약의 유통기한이 만료될 수 있기 때문에 비축하기 시작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릭만은 “너무 오래된 약을 어린이기에 주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타이레놀 제품은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만료된 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필요한 약을 구매할 경우, 하나 이상의 매장을 확인하거나 유명 브랜드 제품 대신 매장 브랜드 제품을 구매, 혹은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주문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콜로라도 대학교 아동병원 소아과 교수이자 전염병 위원회 위원장인 신 오레리 박사는 “일반적인 호흡기 바이러스로 인한 열 자체는 해롭지 않다”며, “만약 아이의 체온이 103도인데 방 안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열은 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나타내므로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열은 없지만 목이 아프거나 불편하다면 이부프로펜이나 타이레놀,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약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추수감사절 주간에 미 전역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수가 거의 두 배에 달했고 지난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호흡기 질환인 RSV까지 더해 트리플데믹에 직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코로나19와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한 시기라고 당부하며, 독감에 걸리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질병 자체의 심각성을 확실히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