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왜' 일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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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왜' 일해야 하는가?

웹마스터

김희식

(주)건축사무소 광장 상무


정년퇴직 후 안정적 소득기반이 마련된 사람들도 있겠지만, 고령화 사회를 맞아 은퇴 후 여전히 구직전선에 나서는 이웃들이 많습니다. 퇴직은 정년보다 빠른데 노후준비가 부실한 탓에 계속 일하고 있거나 일하기를 원하는 은퇴자가 10명 중 7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얼마 전 지인 Y로부터 전화연락을 받았습니다. "산업현장 안전관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데 어떻게 수험공부를 하면 좋겠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오랜 기간 자동차 영업소장으로 일 하던 그였습니다. 정년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몇 달이 지나고 다시 전화가 왔죠. "조언대로 열공해서 1, 2차는 패스, 최종 3차 시험을 남겨 놓았는데 합격 후 취업까지 연결될 수 있을런지 고민하고있다"며 내심 걱정을 털어놓더군요. "포기하지 말라"며 격려해 주었지요. 지난 주, 자격증 취득 후 취업까지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최근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론매체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예상되는 본인의 퇴직예상 연령은 53세, 정년이나 회사 상황과 별개로 본인이 퇴직하고 싶은 연령은 60세라는 답변이 나왔답니다. 


정년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7년 정도 되는 셈입니다. 이러한 법정정년과 실제 퇴직나이의 엇박자 현상을 빗대어 ‘정년 디커플링(Decoupling of Retirement)이라고 한다지요. 그나마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비율은 8.5%에 그쳤고요.(경제활동 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통계청, 2023년). 


정년과 상관없이 오래 일 할수 있도록 전문자격증을 따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직장인이 많아진 것도 그러한 여파 때문일 겁니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일은 퇴직자가 어렵사리 재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재취업 직장에서의 근속기간이 매우 짧다는 거죠. 6개월 내지 1~2년만에 다시 회사를 그만 둔다는 비율이 2/3를 상회한답니다. 6개월 이상~1년 미만이 21.3%, 1년 이상~2년 미만이 21.9%으로 집계됐습니다. 2년 미만이 무려 67.1%나 된다는 얘기죠.(한국 경제인협회 중장년취업센터 자료).


왜 그럴까, 재취업 컨설턴트의 진단과 조언을 살펴봅니다. 낯선 환경과 사람,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섣부른 기대 등이 짧은 근속기간의 주된 이유랍니다. 조급하면 실패, 재취업도 준비가 필요, 재취업을 통하여 나를 재정비하여 이전보다 더 나은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어드바이스도

재취업자가 새겨 둘 만한 내용인 듯 합니다.(퇴직생활백서, 정경아, 2023년). 앞서 소개드린 지인 Y처럼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재취업을 하려고 노력해도 쉽지 않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됩니다. 


퇴직 후 재취업(창업 포함)을 희망하는 이들과 공유할 만한 글을 읽었습니다. 모든 생명과 조직과 비즈니스의 작동원리를 설명해 주는 소위 핵심 메커니즘이라 일겉는 골든서클(Golden circle)을 발견한 ‘사이먼 사이넥’의 책 입니다. "화살에 어떤 힘과 위력을 싣기 위해선 반드시 뒤로 당기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과녁으로부터 180도 먼 쪽으로 말이다. '왜'가 힘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왜'는 성취하고 싶은 일을 내다보며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적절한 전략을 고심하는데서 나오는 게 아니다. 현재 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돌아보아야 나온다, 


'왜'를 찿는 것은 발견의 과정이지 발명의 과정이 아니다. 애플의 '왜'가 반체제적 분위기가 강했던 1960년대와 70년대 사이에서 나왔 듯, 개인이나 조직의 ‘왜’는 모두 과거로부터 나온다. 개인이나 집단의 교육과정과 인생경험에서 나온다. 개인이든 조직 각각의 ‘왜’가 있게 마련이다. 기억해야 한다. 모든 기업 혹은 개인, 조직은 어떤 이들이 자신이 설정한 ‘왜’를 자신의 인생에서 증명하기 위해 실행한 ‘무엇을’ 중

하나이다.”(원제 Start with Why, 나는 왜 이 이 일을 하는가, 282쪽, 사이먼 사이넥著. 이영민 譯, 2017년).


주변을 돌아보면 일하는 순간이 행복하다고 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행복하게 살려고 일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순간이 행복해야 진정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컨데 은퇴 후 재취업도 축복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해 소신과 자신의 인생에서 ‘그 무엇을’ 증명한 사람이라면(성공적인 창업 포함), '왜' 일 하는가를 이해하고 증명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축복은 “언제나 하나,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된다”는 저자 ‘사이먼’의 말이 문득 생각나는 때입니다.

Y형, 정년 디커플링에서 승자가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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