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코 베인다'… H마트서 현금 8000불 도둑맞아
지난 3월 버지니아 페어팩스 H마트 매장서 현금 8000달러를 훔쳐 달아난 용의자 모습. /Fairfax Police Department
버지니아 페어팩스 매장서 발생
일리노이 H마트 주차장서도 절도 피해
LA 한인업소에선 고양이 집어들고 도주
경찰 "항상 범죄예방 신경쓸 것" 강조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지갑 안에 든 현찰이 증발하고, 애지중지해온 고양이가 사라진다.
한인 밀집지역 업소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절도범죄 때문에 업주, 고객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
온라인 매체 ‘패치 닷컴’에 따르면 지난 3월25일 한인이 다수 거주하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위치한 H마트 매장(11200 Fairfax Blvd.)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오후 2시58분께 한 쇼핑객이 지갑에 넣어둔 현금 8000달러를 감쪽같이 도둑맞은 것. 피해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페어팩스 경찰국은 다음날인 26일 매장 내 CCTV에 잡힌 용의자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하고 용의자 신원파악에 나섰다.
지난 6월3일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의 H마트 주차장에서 시니어가 절도범에게 값비싼 소지품을 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스32뉴스에 따르면 용의자는 마켓 주차장에서 시니어 쇼핑객에게 접근해 말을 걸며 정신을 빼놓은 후 값비싼 보석을 훔쳐 달아났다. 동일범 추정 용의자는 H마트를 포함, 같은 날 리테일 업소 주차장 3곳을 돌며 피해자들로부터1만달러 상당의 금품을 털었다.
지난 6월26일 LA한인타운 2가와 웨스턴에 위치한 한인운영 한방약 판매점에 핑크색 넥타이와 청바지를 입은 남성이 들어가 테이블 위에 있던 업주의 고양이를 집어들고 도주했다. 업주 김모씨는 “범인이 밖으로 나간 후 2시간이 지나서야 고양이를 도둑맞은 사실을 알았다”고 허탈해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5일에는 많은 한인들이 찾는 LA 윌셔와 하일랜드 코너 스타벅스 매장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30대 추정 남성 2명이 매장에 들어와 선반위에 진열된 텀블러(tumbler) 수십여개를 플라스틱 백 안에 집어넣고 여유 있게 밖으로 나갔다.
당시 지인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곽모씨는 “도둑들이 업소를 떠난 후 남아있던 텀블러 가격표를 확인해보니 개당 29달러에 달했다”며 “캐시어 등 직원 몇 명이 있었으나 절도범들이 물건을 쓸어담는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LAPD 관계자는 “일부 한인들은 많은 현찰을 지갑에 넣고 다니고, 롤렉스 등 값비싼 시계를 차거나 고가의 명품 핸드백을 소지한다”며 “이는 범죄를 부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람이 가게에 들어올 땐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하면서 자신이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며 “하지만 단순히 물건을 훔치는 행위를 목격할 경우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용의자가 흉기를 소지하고 있을 경우 즉시 강도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범죄 예방을 위해 업소 내에 보안카메라를 설치할 것, 고액의 현찰을 업소안에 보관하지 말 것, 업소 내부를 밝게 하고, 밖에서 안이 잘 보이게 할 것, 영업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밤 늦게까지 영업하지 말 것, 차 안 눈에 띄는 곳에 휴대폰, 핸드백, 지갑 등 소지품을 놓아두지 말 것, 업주 직원 할 것 없이 범죄예방 교육을 받을 것 등을 조언했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