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지구촌은 지금 '한류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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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지구촌은 지금 '한류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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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 위키피디아 Popo le Chien 

기생충 영화 포스터. / 바른손이앤에이


한식당에 북적이는 타인종들

매운 김치찌개·떡볶이 '거뜬'


기생충·오징어게임·킹덤 등

K-콘텐츠에 전 세계가 열광


BTS·싸이·블랙핑크의 'K-팝'

이제는 클래식, 뮤지컬까지 


한국 세계적으로 인정받자

한글 배우는 외국인도 급증 



한류(韓流)가 세상을 정복했다. 여행지 어딜가도 한국어 간판이 보이는가 하면 'K-푸드(Food)', 'K-팝(pop)', 'K-패션(Fashion)' 등 'K-컬쳐(culture)'가 곳곳에 자리잡았다.


지구의 0.067%의 땅을 가진 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글로벌 무대에서 전방위에 걸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촌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든이들이 이토록 한국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선일보 LA가 창간 4주년을 맞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해봤다.


세계서 통하는 K푸드

쌈밥, 찌개, 떡볶이 등 한식에 환호하는 애호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과거 외국인에게 김치를 비롯해 불고기나 잡채, 김밥 등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줘야 했다면 이제는 그들이 한식을 소개하기도 하며 심지어 직접 김치를 만들어 먹는 유튜버들도 생겨났다.


LA 중심지에 위치한 한인타운은 현지인들의 맛집 성지로 업데이트됐다. 윌셔대로를 따라 걷다보면 정겨운 한식 냄새가 가득 풍겨온다. 그리고 가게 앞에는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식당손님의 60%가 외국인이라는 점, 그들이 김치를 리필하는 모습이다. 뉴욕 맨해튼의 한인타운에서도 비슷한 광경을 볼 수 있다. 현재는 외국인들의 1순위 방문지가 한인타운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인기를 증명하듯 세계적으로 김치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워싱턴D.C.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에서는 김치의 날이 공식 기념일로 제정될 정도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미 김치 수출액은 2900만달러로, 2018년 당시 900만달러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 시 불과 5년 사이 수출 규모가 3배 이상 성장했다.


라면을 찾는 외국인들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라면 수출액은 4억462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3억8328만4000달러)보다 16.4% 늘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열린 'K푸드 페어'에는 4100여 명의 현지인이 몰리기도 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과 동시에 K-콘텐츠와 같은 한류 문화의 확산이 맞물린 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라이브 방송에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이정재의 라면 먹방 등은 세계 각국에서 '챌린지 행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세계적인 K-푸드 열풍이 식지 않도록 2027년까지 관련 산업 규모를 1100조원으로 키우고, 농식품 수출도 15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식품산업 세계 경쟁력을 강화키로 결정했다. 2027년까지 농식품 수출 15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라면·배 등 수출 유망 품목을 '케이-브랜드(K-Brand)'로 키운다. 현재 11개인 1억달러 이상 수출 품목을 5년 간 2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높아진 한식 인지도를 활용해 내수와 관광, 수출을 연결한 미식관광상품으로 15개의 'K-미식벨트'를 조성한다. 해외에 우수 한식당을 지정해 한국산 식재료 수출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영화·웹툰·뮤지컬···빛 발하는 K콘텐츠

90년 대만 해도 일본과 중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에 한정됐던 한국문화가 이제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오랜 기간 팬데믹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한류 열풍이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 시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전 세계에서 K-콘텐츠 접근이 더 쉬워지게 되는 이른바 '위기가 기회로 작용하게 된 케이스'가 됐다.


이에 따라 케이팝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웹툰 등 한국의 콘텐츠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르면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5000만달러로 전년(119억2000만달러) 대비 4.4% 증가했다. 2021년 연평균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수출액은 14조3000억 원에 이른다. 사상 최대치다.


콘텐츠산업은 ▲가전(86억7000만달러) ▲이차전지(86억7000만달러) ▲전기차(69억9000만달러) ▲디스플레이 패널(36억달러) 등 주요 품목을 넘어 한국의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세계 영화사를 다시 쓴 기생충이 K-콘텐츠를 세계 반열에 올리는 데 한 몫했다. 지난 2021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감독상과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등 4개 부분을 석권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한국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오징어게임', '킹덤', '스위트홈', '수리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물다섯 스물하나',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등 수많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전 세계에 거부할 수 없는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미국 ‘애니메 엑스포(Anime Expo)’, 프랑스 ‘어메이징 페스티벌(Amazing Festivl)’, 미국 ‘샌디에이고 코믹콘(SDCC)’ 등 애니메이션·만화 행사에 연이어 참여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달라진 웹툰의 위상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만화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 아이스너 어워드’가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발표되는데 올해 네이버웹툰의 6개 작품이 4개 부문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K-뮤지컬도 K-컬처의 차기 주역으로 떠올랐다. 한국 뮤지컬시장은 2000년 약 150억원에서 2018년 약 3500억으로 23배 성장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4253억원으로, 국내 전체 공연시장의 76.1%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총각네 야채가게', '마이 버킷리스트', '팬레터', '광주' 등을 해외로 진출시킨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최근 진행된 K-뮤지컬 비전 발표회에서 "유럽과 영미권을 나가보니 한국 뮤지컬에 대한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웠다"며 "대학로가 미국의 브로드웨이, 영국의 웨스트엔드가 될 날을 기대한다"고 K-뮤지컬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키도 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뮤지컬 산업을 향한 단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K-뮤지컬 국제마켓'을 통해 우리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아시아권과 영미권 대상 해외 쇼케이스를 늘릴 계획이다. 작품의 현지화를 돕는 등 후속 지원도 이어진다. 


K-콘텐츠 인기와 맞물려 스마트폰, 가전, 패션브랜드, 화장품, 음식 등의 인지도도 덩달아 상향곡선을 그렸다.


한때 '애플'이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시절이 있었다. 새로운 휴대폰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애플의 아이폰과 차이점을 찾을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 뉴욕 첼시에 갤럭시 휴대폰 매장이 당당히 자리해 성황리에 영업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광고비가 비싸다는 타임스스퀘어의 전광판에는 언제나 삼성과 LG의 광고가 번쩍이며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고 있다. 


남녀노소 '한글 배우기' 챌린지 성행 

최근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태극기를 표지에 싣고 9개 면에 걸쳐 한국 특집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을 '자동차와 첨단기술뿐만 아니라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 패션브랜드 등을 전세계로 수출하는 국가'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류의 열풍 중심에는 대중문화의 영향이 매우 크며 싸이(PSY)를 시작으로 BTS, 블랙핑크(Black Pink) 등이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키도 했다.


특히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사용하며 세계 팬들을 매료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이 세계적인 인정을 받으면서 한글을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동시에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급증하고 있다. 뉴욕 중심가에는 한국어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원들이 줄줄이 생겨났으며, 영국에서는 한국문화예술원이라는 자선단체에서 외국인들에게 주 2회씩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해외 초·중등학교는 43개국에서 1928곳에 달한다.


프랑스 한국교육원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2021년 기준 한국어반을 개설한 곳은 53곳이다. 프랑스의 한국어 인기는 대학 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학을 종합학과로 운영하는 프랑스의 시테대학과 이날코대학의 경우 한국학과의 경쟁률이 20대 1에 이르고, 보르드몽테뉴대학의 한국어학과 경쟁률은 35대1 수준이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보르도몽테뉴대학-연세대 협업을 통해 사범대학 과정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지난해 대학입시에서는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한 학생은 4000명을 넘겼다. 말레이시아에서도 한국어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과 한국교육원에 따르면 한국어가 정규 제2외국어로 채택된 2014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한국어를 교육하는 말레이시아 중등학교는 31개교로 늘었다.


현지 한국어 교사 양성과 교재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국제한국어교육재단의 맞춤형 한국어 교재 사업을 통해 이슬람 문화와 다인종 국가 특성에 맞는 한국어 교재도 보급 중이다.


최근 온라인 한국어 학습사이트 'KoreanClass101'에서는 한국식 이름 짓는 방법이 올라왔고 외국인들 사이 챌린지처럼 유행하고 있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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