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지뢰' 팟홀···LA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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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지뢰' 팟홀···LA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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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타운 사우스 옥스포드 에비뉴에 생긴 팟홀. / 주진희 기자


지역도로 57% '위험', 10%만 '양호'

타이어숍마다 '펑크' 고치는 행렬

로컬당국 예산부족으로 '차일피일'


운전자들이 '도로 위 지뢰'라 불리는 '팟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겨울폭풍이 휩쓸고 간 지 한참 지났지만 LA를 비롯한 남가주 도로사정은 크게 나아진 게 없다. 운전자들은 팟홀 때문에 '곡예운전'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이어 손상으로 금전적·시간적 손해를 보고 있다. 심한 경우는 큰 사고로도 이어지고 있다.


교통당국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력을 늘려가며 보수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지난 수개월 간 내린 폭우로 형성된 팟홀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정부의 도로보수를 위한 예산도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온라인 보험비교 사이트 '쿼트위저드(QuoteWizard)'의 조사에 따르면 LA시가 최악의 팟홀 도시 1위로 꼽혔다. 특히 LA지역 도로의 약 57%는 '위험'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단, 10% 만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팟홀은 도로의 포장 문제에서 비롯된다. 균열이 생긴 노면에 차량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거나 비가 내리면 침식작용으로 점차 닳게 되면서 구멍이 커진다. 가주에는 이 같은 팟홀이 수만 개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롱비치 구간에만 2만여 개로 조사됐다.


LA 인근 도시에 사는 유리코 로메로씨는 지난 5일 오전 출근을 위해 운전하던 중 팟홀에 빠지면서 차가 도로를 이탈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짙은 안개로 인해 팟홀을 뒤늦게 발견했고, 재빨리 피하려했지만 차를 통제하기 어려워  결국 도로에서 0.5마일 아래로 떨어졌다"며 "정말 죽을 뻔 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8일에도 학생들을 태운 스쿨버스가 롱비치 인근 학교로 향하던 중 뒷바퀴가 팟홀에 끼여 통학이 늦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요즘 LA의 타이어숍마다 운전자들이 몰리는 이유도 팟홀로 인한 타이어 펑크 사고가 많은 탓이라고 업주들은 입을 모았다. LA한인타운에 있는 세븐디아스 정비사는 "며칠 전 새 타이어로 교체한 운전자가 또 왔길래 살펴보니 팟홀 때문에 타이어가 펑크난 것"이라며 "정말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어뿐만이 아니다. 조금 큰 구멍에라도 빠지면 휠, 엔진, 범퍼까지 파손될 수 있다. 때문에 매년 운전자들이 이를 수리하기 위해 지출하는 금액만 30억달러에 달한다는 게 쿼트위저드 측 설명이다. 운전자 당 최소 300에서 많게는 2000달러까지 가욋돈을 써야 한다. 


그러나 깨끗한 도로 유지를 위한 LA시 예산은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언론 KION46는 현재 시의 예산은 700만달러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으로 연간 2300만달러의 비용은 투입돼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가주 교통국 칼트랜(CalTran)은 주민들에게 핫라인 311로 팟홀 위치를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팟홀 사고시 칼트랜에 수리비 청구 등 피해보상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사고를 증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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