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연기란 본연 모습 찾기, 소통하는 배우 되고파"
배우 송강호가 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열린 회고전에 참석해 소감을 전하는 모습. / LA아카데미영화박물관
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 회고전 기자회견
목표, 마라톤에 비유 "묵묵히 달려갈 것"
"배우라는 직업, 연기라는 활동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는 얼굴을 찾아주는,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는 지난 8일 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이하 박물관)에서 진행된 회고전 기자회견에서 연기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연기란 내면 속에 있는 자신 본연의 모습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관객들이 배우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공감하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등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이유는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일들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을 언급하며 "언어와 문화 장벽을 넘어 관객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한 질문에는 "끈기있게 이행한다는 뜻에서 배우란 직업은 흔히 마라톤과 비유된다"며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라면 그 길을 묵묵히 달려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송강호의 30년 영화 인생을 돌아보는 회고전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아카데미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마련했다. 다음달 13일까지 영화 ‘기생충’을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공동경비구역(JSA)’ 등 송강호의 대표작 13편이 상영된다.
앞서 영화 ‘피아노’로 칸영화제 대상을 받은 제인 캠피언 감독, 스페인 대표 영화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의 거장이 이곳에서 회고전을 열었으며 한국 영화인이자 배우로는 송강호가 처음이다.
박물관 측은 송강호를 한국 영화사를 장식한 주요 인물 중 하나로 꼽으면서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선보이며 연기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배우"라고 소개했다.
송강호는 "오늘날 한국의 영화 예술산업은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국 영화계의 역사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후배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