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주의 눈은 고운 밀가루 같아 파우더 스키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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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주의 눈은 고운 밀가루 같아 파우더 스키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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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체인 하기환 회장의 유타 스키 원정기<1>


한남체인 하기환 회장은 '스키광'이다. 겨울만 되면 재미스키협회 회원들과 스키장을 찾는다. 북가주부터 콜로라도, 유타 그리고 멀리 캐나다까지 두루 섭렵한다. 젊은 시절부터 시작한 그의 스키실력은 선수급이다. 고희를 훌쩍 넘겼지만 그의 스키열정은 여전히 젊은이들 못지 않다. 겨우내 스키로 다진 체력이 그가 여전히 마켓과 부동산 사업에 지치지 않고 매달릴 수 있는 원동력일지 모르겠다. 앞서 콜로라도 스키여행을 다녀 온 그가 이번엔 회원들과 유타주로 날아갔다. 스키, 스키장의 역사에 대해 미처 몰랐던 이야기와 함께 구수하게 풀어내는 그의 유타 스키 원정기를 사진과 함께 2회에 걸쳐 연재한다.  


유타(Utah)주의 눈은 특별하다

매해 시즌이 시작되면 미국 내 유명 스키장을 찾아 스키트립을 떠난다. 1월엔 콜로라도를 갔었고 2월에는 유타주로 스키여행을 떠났다. 이번 유타 스키트립도 재미스키협회 회원들과 함께였다. 이번에도 37명의 많은 회원들 참여가 있었다. 2월 24일부터 3월 3일까지 팀별로 숙소를 예약했고, 전체 만남은 스키장 순방 계획표에 따르기로 했다.


솔트레이크시티 비행장에 내려서니 도시 주변을 에워싼 웅장한 산들이 반긴다. 해마다 찾는 곳이지만 그 해의 적설량에 따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타 스키장들을 안고 있는 건 워새치(Wasatch)산맥이다. 로키산맥에서 뻗어 나온 워새치산맥엔 3,000m가 넘는 17개의 봉우리가 솟아있다. 그 자락에 스키장이 개발된 것이다. 유타주의 눈은 고운 밀가루와 같은 독특한 질감 상태의 눈. 드라이 한 눈이 내리면 파우더 스키 타기에 최고의 컨디션이다. 이곳 눈은 지구상 최고의 눈(The Greatest Snow on Earth)이라고 유타주(州)는 홍보까지 하고 있다.


올해 캘리포니아는 눈 풍년을 넘어, 눈 폭풍에 시달렸다. 40년 만의 폭설은 유타도 마찬가지였다. 예약한 랜터카를 타고 숙소가 있는 파크시티로 향했다. 솔트레이크공항에서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 스키리조트들이 몰려있다. 유타는 대체적으로 다른 주 스키리조트에 비해 숙소비용이 저렴하다. 15개 정도의 스키장이 있는데 10개 정도의 유명한 스키장들이 공항에서 가깝게 있어 부담없이 찿아 올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인프라 덕분에 2002년 동계올림픽이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우리 숙소가 있는 파크시티는 많은 스키어로 붐비고 있었다. 거주 인구는 8,000여 명. 연중 관광객이 300만명 넘어 거주자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다는 말이 실감난다. 19세기에는 은광촌이었던 작은 도시가 지금은 사계절 매력넘치는 파크시티로 발전했다. 여름에 이곳에 온적이 있었는데 주차공간을 찿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이 넘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댄스영화제가 매년 1월 겨울 이곳에서 열린다.


눈폭탄이라더니 정말 세상이 온통 하얗다. 이처럼 광범위한 지형과 훌륭한 스키 시설이 파크시티 리조트의 자랑이다. 다른 회원들보다 하루 일찍 도착한 우리팀은 다음날인 토요일을 이곳 스키장에서 보냈다. 우리 숙소가 스키장 안에 있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유타에 올 때마다 빠짐없이 찾는 곳은 이곳 파크시티를 포함 디어밸리, 알타, 스노우보드, 솔리투드, 스노우배이슨 등이다.



디어밸리(Deer Valley)의 스타인 에릭슨

26일 일요일이 되자 협회 모든 회원이 모였다. 이날은 모두 인근의 디어밸리 스키장으로 떠났다. 디어밸리 리조트는 콜로라도의 에스펜처럼 고급 스키장으로 소문 나 있다. 마운틴사이드의 럭셔리 한 집들과 호텔, 식당 등이 매거진의 찬사를 받고 있다. 2022년 월드 스키 어워드에서 세계최고의 스키리조트로 꼽히기도 했다. 이곳에서 2002년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모글,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가 열렸다.


이곳에 ‘스타인 에릭슨 로지’라는 유명한 호텔이 있다. 1952년 오슬로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슈타인 에릭슨이 세운 호텔. 스타인은 노르웨이 출신으로 미국으로 이민왔다. 스타인은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억해야 할 인물이다. 그는 스키 역사상 최초의 알파인 스키 점퍼로서 프론트 및 백플립을 한 선수다. 또 컨벤셔널 스킹의 정석을 보여준 사람이다. 프리스타일 스키는 이 사람이 시작한 것이며, 현대 미국 스키발전에도 많은 공헌을 했다. 정통을 고집한 스타인은 말년을 이 스키장에서 보냈다고 한다.


스타인의 전통을 중시하는 고집을 닮았는지, 디어밸리는 아직까지도 스노보드를 허용하지 않는다. 스키만 탈수 있다. 이곳에선 스키어의 숫자를 하루에 7,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최고의 스킹 환경과 리프트 이용을 쉽게 보장한다는 컨셉이다. 예전 처음 이곳에 와서 리프트를 탔을 때 엉덩이가 따뜻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리프트에는 전기장판식 전열선이 장치되어 있었다. 언젠가 오스트리아 레크( Lech)라는 스키장을 갔을 때 리프트 의자가 따뜻한 적이 있었는데 이곳 디어밸리도 그랬다. 오전에 날리던 눈이 고맙게도 파란 하늘로 바뀌며, 우리는 유타에 원정 온 것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온종일 설원을 누볐다.


스노우버드(Snowbird)와 알타(Alta)스키장에서

다음날은 스노우버드와 알타 스키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 스키장은 리틀커튼우드캐년에 위치해 있었는데, 회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키장 중에 1순위였다. 스노우버드는 초보자부터 전문가들을 아우르는 스키장으로 설계되어 있고 이웃 알타스키장과도 이어진다. 그러나 산세가 가파르고 슬로프의 폭이 좁은 곳들이 많았다. 다른 스키장들보다 초보자가 타기에는 힘든 곳이라 할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시야의 폭이 줄어들면 더욱 그러하다.


다른 스키장에 비하여 이곳은 다른 점이 있다. 11,000ft(3,353미터) 히든피크 정상까지 오르는 트램이 설치되어 있다. 한 번에 12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트램이 끝나는 종착역 히든피크 정상. 그곳에서의 활강은, 스키장의 모든 코스로 접근을 쉽게 한다. 정상에서 바로 밑에 터널을 통하여 곁에 있는 알타스키장으로 옮겨 갈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입시 두 곳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사야한다. 우리회원들은 대부분 아이콘 스키패스를 소유하고 있어 양쪽을 오가는데 자유로웠다. 터널 안에는 박물관처럼 스키에 대한 오랜 물품들을 진열해 놓았다.


요즈음 3,500만달러를 투자해서 시설을 업데이트하고 정상에 더 서밋(The Summit)이라는 식당까지 만들었다. 눈 내리고 바람불어 시야가 안 좋은 날씨에도 양쪽스키장 왕래하기 바빴다. 아쉽게도 그곳에서 점심할 기회를 놓쳤다. 사실 스키장에 오면 스키타는 것에 마음이 앞서 경치 좋은 식당에서 여유있는 식사는 마음뿐 일때가 대부분이다. 알타스키장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초창기 스키를 타던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쯤 되는 곳이다. 


1938년에 지어진 스키어 전용 리조트가 있을 정도로 연륜이 깊은 스키장이다. 리틀카튼우드캐년 끝에 있기 때문에 매년 엄청난 눈이 쌓이는 곳이기도 했다. 이곳 산세는 스위스 알프스를 많이 닮은 느낌이다. 풍경도 닮았지만 이동도 그렇다. 알타스키장에서 스노우버드스키장으로 이동하는 것 같이 알프스 스키장에는 체르마트와 이태리-세르비나 사이에 스키장이 있다. 스위스 체르마트에서 이탈리아 세르비나로 건너갈 때, 그 반대일 때 패스를 찍는 방식과 같다는 뜻이다. 알타와 스노우버드 양쪽을 이용하려면 슈거로프패스(Sugarloaf Pass)라는 결합된 리프트 티켓이 필요하다. 아침에는 알타에서 스키를 타다가 오후 일찍 기온이 좀 풀릴 때 스노우버드로 옮겨 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요일인 그날 저녁은 회원전체 모임이 예정돼 있었다. 여러 회원들이 묵고 있던 호텔 옆 식당 사이공에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알타·스노우버드 스키장에서 오는 방향이어서 그곳에 장소를 정한 것이다. 종일 내린 눈으로 그새 길이 빙판으로 변했고 차량이 자꾸 미끄러졌다. 어느 회원의 차는 2시간 가량을 길에 갇혀 있기도 했다. 약속한 5시30분 식당에 도착한 사람들은 손꼽을 정도. 도착하는 대로 식사를한 후 호텔로비에서 간단한 와인파티를 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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