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뭐해" 숫자 속에 숨는 증오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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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하면 뭐해" 숫자 속에 숨는 증오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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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LA시 증오범죄 발생률 / LAPD 범죄분석데이터


올 상반기 통계 오히려 30.4% 감소 

경찰 출동 너무 늦어 신고 하나마나

성소수자 대상 혐오범죄 500% 급증


# 사우스 웨스턴 애비뉴의 쇼핑몰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여성 업주 A씨는 “노숙자가 업소 안에 들어와 영업을 방해하거나 위협을 해 경찰에 신고해도 1~2시간 가량 지나야 겨우 출동해서 들여다 본다”며 “기록을 남기기 위한 신고일 뿐 사실상 보호 조치를 위한 의미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LA 지역 한인 업소를 대상으로 폭행, 강탈 같은 강력 사건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발생한 아시안 증오범죄가 전년 같은 기간에 대비해 오히려 30.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실제 피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경찰 리포트를 하지 않아 생긴 통계의 오류라는 지적이다.


LA지역 범죄 통계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CrossTown)이 1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A시에 보고된 아시안 증오범죄는 총 16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23건보다 줄었다. 크로스타운은 "이와 같은 통계는 경찰국에 신고되는 건수만을 대상으로 집계됐다"며 "실질적으로 범죄를 경험했지만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가주 법무국의 한 보고서에서 지난 해 아시안 증오범죄가 247건 보고되면서 2020년의 85건에 비해 주 전역에서는 19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LAPD 범죄분석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A시에서 발생한 아시안 증오범죄는 총 40건으로 2020년 15건에서 16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범죄 통계에는 지난 3월 26일 베니스 지역의 팜 스트릿과 링컨 불러바드에서 한인 여성이 노숙자로부터 폭행 당한 사건이 포함됐다. 이 사건은 24세 아시아계 남성이 한인타운에서 낯선 행인으로부터 죽이겠다는 협박과 함께 구타를 당해 바닥에 쓰러진 일이 발생한 지 3주만이다. 


한편, 올 상반기 LA에서 발생한 인종 혐오범죄는 349건(폭행 관련 범죄가 45%)으로 전년 동기대비 16.7% 늘었고, 2020년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해 LA에서는 596건의 혐오범죄가 발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를 넘어서는 추이라는 분석이다.


증오범죄 발생의 정점은 5월(78건)과 6월(71건)이다. 이 수치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극명한 대조를 나타내는데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초까지 매달 20~40건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한편, 흑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전년 대비 15.2% 증가했으며, 성소수자(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50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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