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8 아파트, 이름 올린 후 기다리다 늙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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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8 아파트, 이름 올린 후 기다리다 늙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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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시내 한 섹션8 아파트 단지. /City of Los Angeles


10년 이상 기다리는 한인 부지기수

"자식 집에 얹혀사는 것 한계 느껴"

평균 대기기간 2년? "현실은 다르다"


저소득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섹션8(Section-8) 아파트 대기자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마냥 기다리고 있는 한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언제 자리가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1~2년 기다린 후 자리가 나면 “기적이 일어났다”고 감탄하고 주위의 부러움을 산다. 5년 이상 기다리는 건 보통이고, 심한 경우 10년 넘게 기다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민 10년차인 김모(75)씨는 “7~8년 전 LA카운티 섹션8 아파트 4~5군데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자리가 났다는 소식이 없다”며 “자식·사위 눈치를 보며 10년 가까이 딸 집에 얹혀 살고 있는데 아파트만 바라보다 늙어죽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섹션8 아파트는 임대료의 30%를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금액은 연방주택국이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아파트를 말한다. 이런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가구소득이 거주카운티의 가주 중간소득(median income)의 50% 이하여야 한다. 유의할 점은 해당 지역 중간소득의 30% 이하 가정에 전체보조금의 75%를 지급하도록 연방법이 규정하고 있어 극빈층일수록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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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의 경우 연방정부가 지급하는 최저생계보조금(SSI)이 유일한 소득원이거나, 소득이 거의 없어 주정부 생계지원금(CalWorks) 등을 받으며 생활하는 사람이 섹션8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많다. 


리돈도비치 주택국의 한 관계자는 “2022년 초만 해도 리돈도비치 시내 섹션8 아파트 대기자명단에 4000명이 들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1200명으로 줄었다”며 “그래도 아파트 입주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 만큼 어렵다”고 전했다. 


연방주택국(HUD)은 LA와 오렌지카운티(OC)의 경우 섹션8 아파트 대기자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 기다리는 기간은 평균 2년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통계라는 지적이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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