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약 복용법을 배우세요
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담당의
‘내가 약사도 아니고, 의사도 아닌데 왜 약 복용법을 알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집에 타이레놀과 같은 약이나 비타민 영양제가 하나라도 없는 가정을 꼽으라면 어려울 정도로 약은 우리 삶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런 약의 도움으로 인해 100세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약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얻었지만, 약 때문에 무너지기도 한다.
당뇨환자가 당뇨약 복용을 잘못해 저혈당에 빠진다. 수면제를 잘못 먹어 의식을 잃기도 한다. 발기부전제를 지인에게 나눠주었다가 상대가 심장정지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렇듯, 약 때문에 무너진 경우는 허다하다. 모든 약은 독이다. 그러기 때문에 권장량과 복용방법이 있다. 그 이상 넘어가면 부작용이 생기며, ‘독’이라고 칭할 수 있다.
하지만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약을 어떻게 안전하게 효율적을 복용하는지 가르쳐 준 적이 없다. 올바른 자세를 위한 어떤 근력운동이 좋은지, 감성지능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마음 훈련이 좋은지 아무도 안 가르쳐 준 것 같이, 약 복용법 교육도 표준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약을 정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 약을 먹는지 정리하는 방법과 잊어버리지 않고 복용했는지 확인하여 정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의사, 약사뿐만 아니라, 간호사나 구조대원들 등 모든 의료계 교육을 받은 이들은 다음과 같이 약을 정리하고 소통한다.
예를 들어 “로잘탄 50mg 경구 투여 1일 1회” 라고 하면 이해하지만, “50mg 1일 1회 로잘탄”이라고 적으면 의료진의 훈련된 머리는 혼돈이 오고 자연스럽게 외워지지 않는다. 이는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하고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라 그렇다. 이는 약품명/ 분량과 단위(mg, mcg 등)/ 복용경로(경구 복용 PO, 정맥 내 IV, 근육 내 IM 등)/ 복용빈도수로 정리한다.
이런 식으로 정리하는데 대부분 경구복용일테니 경구복용인지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된다. 즉 “로잘탄 50mg 1일 1회” 이렇게 적고, 끝에 “혈압약”이라고 분류해 놓는 것이 좋다. 무슨 약인지 확실치 않다면 의사나 약사에게 그때 그때 물어보고 노트하라. 이런 식으로 현재 복용하는 약을 스마트폰 노트 작성하는 어플이나 작은 휴대용 노트에 작성해 저장해 놓을 것을 권한다.
내가 복용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확인하려고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값싸고 좋은 방법은 필 박스(pill box) 사용이다. 이미 사용하는 시니어도 있겠지만, 필 박스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각 뚜껑에 적혀 있으며 그날 그날 뚜껑을 열어 복용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물론 일주일에 한 번, 날을 잡아서 필 박스에 약을 넣는 습관이 필요하다. 문의 (213) 381-3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