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인뮤직' 수혜 어린이 첫 하버드대 합격
피키(오른쪽)가 지난 16일 열린 러브인뮤직 성탄음악회에서 자신이 지도하는 어린이들과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다.(위) 러브인뮤직 이영화 사무국장, 피키, 피키 어머니 데보라(왼쪽부터)가 음악회를 마치고 포즈를 취했다. /러브인뮤직 제공
바이올린 배우던 나이지리안 6살 꼬마
사우스베이 봉사처 '음악선생' 봉사도
"청소년기에 큰힘…커뮤니티 화합에도"
한인 커뮤니티에 자랑스런 비영리단체가 있다. 청소년 음악봉사단체 러브인뮤직(Love in Music· 회장 박관일)이다. 러브인뮤직은 창립 후 지난 16년 동안 흑인과 히스패닉 등 타 커뮤니티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한인 음악봉사자들이 무료로 악기를 가리키며 교류하고 화합해 왔다. 그런 러브인뮤직에 2023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가슴 뿌듯한 소식이 전해졌다.
러브인뮤직을 통해 바이올린을 배웠고 고교 주니어 때부터는 자신도 ‘선생’으로 음악봉사를 하고 있는 피키(Fiki.17)가 최근 하버드대학에 합격했다. 러브인뮤직의 수혜 어린이 출신으론 첫 하버드대 합격이다.
LA카운티 메이우드에 있는 고등학교 MaCES 12학년인 피키(풀네임Oluwafikunayomi Tosin-Oni)는 하버드대 조기전형으로 지난 14일 합격통보를 받았다. 피키는 나이지리아 이민가정의 막내아들로 가족은 물론, 러브인뮤직 식구들까지 온통 내일처럼 기뻐하고 있다.
박관일 회장은 “기적같은 일이고, 정말 행복한 일이다. 피키의 하버드대 합격소식을 듣는 순간, 그동안의 어려움이 다 날아가고 온통 기쁨으로 가득찼다”며 “나눔과 연대의 정신으로 커뮤니티 화합을 이루는 러브인뮤직이 진정 우리 모두의 꿈일 될 수 있다는 확신을 다시 한 번 갖게 됐다”고 감격해 했다.
피키는 “하버드 합격의 영광엔 러브인뮤직이 있었다”며 “입학사정관이 인터뷰 때 과외활동에 대해 물었다. 그때 자신있게 러브인뮤직을 소개하고 봉사자로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피키는 대학 에세이에도 러브인뮤직 활동을 소개한 것이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피키는 "러브인뮤직은 영피플에게 정말 대단한 혜택을 준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들은 거리음악을 듣고 자라는 게 전부인데, 러브인뮤직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접하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돕는다. 엄청난 사회적 유익이고 내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러브인뮤직의 이영화 사무국장은 “어머니 손에 이끌려 6살 때 처음 러브인뮤직 LA봉사처를 찾은 피키는 이후 빠짐 없이 악기 클래스에 참가했다. 지역 교회의 도움으로 레슨장소를 빌어 쓰는 처지라 러브인뮤직이 몇 번이고 장소를 옮겼지만 피키는 그때마다 옮긴 장소를 잘도 찾아왔다. 어머니 데보라(Deborah)의 헌신적 지원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하버드에 진학해서는 인류학과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피키는 “러브인뮤직은 악기레슨을 통해 커뮤니티 화합을 이룬다는 목표로 설립된 것으로 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 목적을 이루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본다”며 “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피키는 지난 16일 열린 러브인뮤직 사우스베이봉사처의 2023 성탄 작은음악회에 어머니와 함께 참석해 자신이 바이올린을 지도한 어린이들과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러브인뮤직은 LA, 샌타애나, 사우스베이에 봉사처를 두고 있으며 흑인, 히스패닉, 인도, 몽골, 베트남 커뮤니티도 참여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