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하늘의 교통경찰 '타워지기'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신호등]하늘의 교통경찰 '타워지기'

웹마스터

이보영 한진해운 전 미주본부장 


(조종사) “메이데이!, 메이데이!”

(관제사) “여기는 관제탑, 무슨 일인가?”

(조종사) “UA303이다, 조류 충돌(Bird Strike)로 엔진 고장이다. 비상착륙 시도하겠다.”

(관제사) “알겠다! 3번 활주로를 비우겠다. 연료 덤핑하고 착륙하라!”

(조종사) “알았다!”

<공항 3번 활주로 주변엔 긴급하게 소방차량, 의료차량, 의료팀, 구조팀, 각종 장비, 등이 등장한다>


비행기가 긴급하게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장면,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한번 쯤 보았던 장면이다. 

만약 항공기가 비행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조종사는 가장 먼저 누구를 찾을까?


‘메이데이(Mayday)’는 긴급하고 위험한 일이 발생했을 때, 구조신호로 쓰이는 항공통신용어이다. 

이 용어는 불어의 ‘메데(M’aider)’에서 기인된 말로 ‘도와 줘(Help me)’ 라는 뜻이다. 


‘하늘길’은 무한대의 깜깜이 길이다. 바람, 구름층, 천둥, 번개, 난기류가 항시 변화무쌍하게 존재하는 공간이다.  항공로(路)는 그 속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 했던가.  

항공로에서 신호등과 교통경찰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타워지기’이다. 


‘등대지기’가 배의 통행을 돕는 사람이라면, ‘타워지기’는 항공기의 비행을 돕는 사람이다. 

정식 명칭은 ‘항공교통관제사(Air Traffic Controller)’. ‘타워지기’는 애칭이다.  


그는 조종사와 직접 무선통신을 사용해 항공기 이.착륙 순서와 시간을 명령하고, 바람의 방향, 속도, 가시거리, 사용 활주로, 등 정보를 제공하고, 항공기들 간의 공중 충돌 예방, 지상에서 이동중인 항공기 또는 장애물과의 충돌방지, 항공교통 흐름의 조절과 촉진 업무를 총괄 관제한다.  

관제사와 조종사들 간의 소통은 반드시 영어로 하며, 정해진 항공전문약어를 혼합해 사용한다.


항공교통관제는 항공기의 운항 범위를 단계별로 분리해서, 즉 ‘비행장 관제’, ‘접근관제’, ‘항로관제’의 3분야로 특화 구분하여 통제하고 있다.    


‘비행장 관제’는 공항내 이.착륙 항공기 관제와 램프내의 항공기, 차량, 장비, 등의 이동 상황을 통제한다, ‘접근관제’는 공항 관제의 통제를 벗어난 (상공 18,500 Ft 안에 있는) 항공기에 대해 항공기가 이륙한 직후부터 정상 고도에 오를 때까지, 반대로 도착하는 항공기는 정상 항로에서 공항 착륙까지 통제한다. 


‘항로관제’는 정상 고도에서 비행하는 (상공 18,500 Ft 이상) 항공기에 대해 항로의 허가, 안전거리 유지, 고도 확인, 비행 방향, 등을 통제한다.


항공기가 동시에 동일 항공로(路)를 이용할 경우, 자칫 엄청난 대형 충돌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타워지기의 교통 통제와 지시, 명령에 대해 조종사는 반드시 복창하고 복종해야 한다.  


역사상 최악의 항공기 참사는 1977년에 발생한 테네리페섬 공항 참사(Tenerife Airport Disaster)이다.

팬암(미국) B747기와 KLM(네델란드) B747기가 공항 활주로에서 충돌해 583명이 끔찍하게 사망했다.


두 항공기의 목적지는 대서양의 휴양지인 카나리아(Canarias)섬, 라스 팔마스(Las Palmas) 공항이었다.

팬암기는 L A를 출발, 뉴욕을 경유해 대서양을 거의 건넜고, KLM기는 암스텔담에서 출발해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때, 라스 팔마스 공항에 폭탄테러가 신고돼 ‘임시공항폐쇄’ 통고를 받았다.  


두 항공기는 관제소의 지시에 따라 대체공항인 테네리페섬의 공항에 임시 착륙했다.

약 2 시간이 지난 후, 라스 팔마스 공항의 폐쇄가 풀렸다. 테네리페 공항관제소는 먼저 착륙한 KLM기에게 이륙준비(Standby)를 지시했는데 KLM기 기장은 이륙허가로 이해했다. 

KLM기의 기장은 브레이크를 해제했고, 부기장은 “이륙한다!” 를 복창하고 활주를 개시했다. 


전 속력으로 활주하던 KLM기는 할주로 끝에 택싱중인 팬암기를 발견한 순간, 제동은 이미 불가능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관제사와 조종사간의 소통 오류, 조종사의 조급한 심행, 짙은 안개, 등이 사고 원인으로 밝혀졌다. 사소한 실수가 엄청난 참사를 빚었다. 


여행객의 폭증은 항공기의 증가, 신속화, 대형화시켰다. 하지만 공항은 규모나 시설면에서 여행객의 폭증과  비행기의 증가를 소화하지 못해 ‘공항교통체증’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교통체증은 사람의 행동을 조급하게 만든다. 왕래가 많고 조급하게 빨리 다닐수록 세상은 좁아진다.


오늘도 좁아진 지구촌 하늘길에 수많은 항공기가 ‘타워지기’의 관제에 따라 비행중에 있다. 

저 많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누구를 가장 의지할까?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