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해서는 총기 구입 필수" 아시안들 생각 바뀐다
남가주의 한 총포상에 진열된 다양한 총기들. /AP
이달 2건의 가주 내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소유 필요성 절감 아시안 증가
일각선 비판 목소리, "문제 없다" 반론도
#LA에 거주하는 두 자녀(3세, 8세)의 엄마 최아영(43)씨는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아시안 증오범죄 때문에 총기 구매를 고려했지만 어린이 총기사고 관련 뉴스가 잇따르면서 구입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최근 가주 내 대형 총기 난사사건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최씨는 "나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총을 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LA타임즈(LAT)는 팬데믹 이후 급증한 아시안 증오범죄에다 지난 21일과 23일 연달아 발생한 아시안 관련 총기난사 사건 이후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총기를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안이 늘어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더 가디언(The Guardian)이 지난해 8월 보도한 데 따르면 팬데믹 기간 아시안 증오범죄 관련 동영상이 SNS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전국에서 아시안들의 총기구매가 43% 증가했고, 아시안을 포함한 500만명 이상이 난생 처음 총기를 구매했다. 미국 내 총포상의 약 30%는 2021년 한해동안 총기를 구입한 아시안 주민이 2020년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오렌지에 위치한 총포상 '에반스 건스 월드'의 피터 슈마커 대표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팬데믹 이후 아시안들의 총기 구매가 확실히 증가했다“며 “최근 발생한 몬터레이파크 총기난사 사건이후 아시안들의 총기구매 패턴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안 타겟 증오범죄를 이유로 총기를 구매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가주총기소유자협회의 샘 파레데스 디렉터는 “일부 아시안 주민들이 신변 보호 또는 집과 직장 등에서 아시안을 타겟으로 하는 폭력사건 예방을 위해 총기를 구입하는 것을 비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총기규제를 옹호하는 폭력정책센터의 조쉬 슈거만 전무는 “팬데믹 기간 아시안 대상 인종차별 공격이 증가한 것과 관련, 총기 제조업계는 지역사회에 총기를 판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다”며 “아시안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강화되면서 총기 광고와 총기관련 잡지 표지에 다양한 인종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