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내 노숙자 11% 급증 '초비상'
전국에 57만700명 달해
주거비 폭등이 주원인
LA카운티 7만5500여명
올 들어 미국 내 노숙자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해 우려를 낳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국의 노숙자 수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는 연방정부가 노숙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대 증가율로 기록됐다. 현재 미국 내 노숙자수는 60만명에 육박하며,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등 가주 도시들이 ‘노숙자 소굴’로 떠올랐다. LA와 시애틀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노숙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LA카운티의 경우 지난 1년간 9% 늘어난 7만5518명, LA시는 10% 증가한 4만6260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WSJ이 취합한 300여개 노숙자 관련 기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단 하루라도 노숙을 경험해 본 사람은 57만7000명에 달한다. 연말에 연방주택도시개발부(HUD)가 발표하는 노숙자 관련 통계에는 WSJ이 취합하지 못한 통계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노숙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숙자 급증의 배경으로는 주거비용 폭등이 지목된다. 팬데믹 기간에는 연방정부나 지방정부가 각종 지원금을 지급한 데다가 세입자가 주택 임대료를 내지 못할 경우에도 퇴거를 제한하는 등의 정책을 도입했지만, 이 같은 보호조치가 중단되면서 경제적 약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주요 도시에 멕시코 국경을 통해 건너온 이민자들이 늘어난 것도 노숙자 수 급증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