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보험료 새해에도 20% 오른다
새해에도 전국의 자동차 보험료가 두 자릿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광 기자
전국 '올해 상승 폭 버금' 전망
수리비 치솟고 차 도난 급증
과속 관련 사망 14년래 최대
가주는 보험 가입 대란 지속
최근 몇 년 새 자동차 보험료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에 새해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 수리비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차량 절도도 급증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손실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보험료 상승 폭에 대해 올해 수준에 버금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1월 전국의 '풀 커버리지' 평균 보험료는 2014달러, '미니멈 커버리지'는 622달러였으나 12월에는 2395달러와 738달러로 각각 19%가 뛰었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부품 부족과 높은 인건비로 인한 수리비 급등이다. 실제 2020~2023년 차량 수리비는 평균 45%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인 15%의 3배나 오른 셈이다. 특히 사각지대 모니터링,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유지 지원 시스템 등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차량출시가 늘어나면서, 교통사고 확률은 낮춰주고 있지만 수리는 더 복잡해지고 비용은 더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022년말 기준 평균 수리비는 4250달러로 전년비 12%나 올랐다.
차량 도난 급증도 보험료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국보험범죄협회(NICB)’에 따르면 2022년 전국에서 도난된 차량은 100만대를 넘어서며 2008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월별 도난 신고 건수는 7만5000여대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보험 클레임청구 건수도 수직 상승하는 추세다. 차량 도난 급증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져 상반기에만 50만대가까운 차량이 절도 피해를 입었다. 이 기간 일리노이는 전년동기비 38%나 치솟았으며 뉴욕은 20%, 오하이오는 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더 과격하고 부주의해진 운전 습관도 대형 교통사고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자동차클럽(AAA)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운전에 대해 23%가 과속하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17%는 산만한 운전을 한다고 답했다. 실제 2021년 이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과속 관련 사망자수는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 비용 클레임이 늘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실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기상 악화도 보험료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열대 사이클론이 자주 강타하면서 많은 보험사들이 수 백만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으로 상쇄하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의 경우 최근 몇 년 새 대형 보험사들의 대거 철수 여파로 내년에도 자동차 보험 가입 대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캘리포니아의 차 보험료는 당국의 엄격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13%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