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단소 ‘미주독립운동 사적지 연구거점’ 재탄생
16일 흥사단 단소의 LA사적지 동판 제막식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가주 한인역사연구회 차만재 전 회장(앞줄 왼쪽부터), 흥사단 미주위원회 이장훈 전 위원장, 광복회 미국서남부지회 김준배 회장, 광복회 서북부지회 윤행자 회장, LA 총영사관 김영완 총영사, 국가보훈부 황의균 보상정책국 국장, LA시 도시계획국 켄 번스타인 수석계획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클라라 원 이사장,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곽도원 회장, 흥사단 정영조 이사장. / 우미정 기자
작은 사진은 흥사단 단소에 설치된 LA사적지 동판.
한국보훈부, 활용· 보존 비전 공개
주민 복합 커뮤니티 공간 역할도
고증 통해 건물 복원 리모델링
가주·연방 사적지 등재도 추진키로
미주 한인사회 독립운동의 거점이자 상징이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단소)이 ‘미주 독립운동 사적지 연구· 관리 거점 기관’ 및 지역 주민을 위한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국 국가보훈부는 16일 LA 한인타운 라인호텔에서 열린 LA 흥사단 단소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비전 공개 행사에서 이 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이날 한국에서 방문한 국가보훈부 보상정책국 황의균 국장은 “국가보훈부 해외 부동산 첫 매입 사례인 흥사단 단소 매입을 계기로 미주 전역에 산재한 역사 유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관리할 계획”이라며 “단소 건물은 이를 위한 거점 기관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159개의 독립운동 사적지가 있고 멕시코·쿠바 등 중남미지역까지 합치면 225개소에 달한다.
황 국장은 또 흥사단 단소를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공동체가 참여하는 교류의 장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 번 방문하고 다시 찾지 않는 장소가 아닌 지역 주민들의 행사· 전시· 연구를 망라한 복합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단소는 도산 안창호의 기본철학을 반영하여 한인 차세대를 위한 교육 문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USC 한국학 연구소 건물 등 인근의 독립운동 사적지와 연계해 한인 미래 세대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일깨우는 한편 한인 이민사와 한글학교 콘텐츠를 지원하는 교육 기능도 수행하겠다는 게 국가보훈부의 비전이다.
이에 따라 흥사단 단소의 리모델링도 본격화한다. 우선 단소 본관은 흥사단이 매입했던 1932년 당시의 건축·공예 양식으로 복원된다. 단소 건물은 당시 유행한 '공예 양식(Craftsman Style)'을 차용해 목조 주택으로 지어졌다, 1958년 신축된 별관의 경우 한국의 전통미를 살려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리노베이션 된다.
리모델링이 완료될 때까지 단소의 유지와 관리는 비영리 단체 ‘한미유산재단’에서 지원하며 리모델링을 마치고 개관하면 한국 정부에서 직접 시설 관리·프로그램 운영을 맡을 계획이다.
국가보훈부는 현재 LA 사적지로 지정된 단소를 캘리포니아 및 연방 사적지로도 등재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명실공히 한미 공동의 대표적 역사 문화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흥사단 단소는 1932년 단원들이 성금을 모아 매입했으며, 1929∼1948년 흥사단 본부로 사용됐었다. 광복 이후 흥사단 본진이 서울로 이전한 뒤로는 1979년까지 미국 내 한인 교육과 권익 보호 등을 지원하는 장소로 이용됐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