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반대'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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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반대'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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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EU 집행위, 심사기한 연장

직원 커뮤니티 '반대' 의견 잇따라  

시민들 "항공료 급등" 폐해 지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잇따라 암초를 만났다. 내외부적으로 결합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지난 5월 독과점 폐해를 들어 소송을 제기할 것을 검토에 나선데 이어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경쟁성 제한'을 근거로 양사 기업결합 승인 여부 결정 시점을 또 다시 미뤘다.  


설상가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두고 양사 직원들의 '반대'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누구를 위한 합병인가', '내부 직원들은 아무도 합병을 원치 않는다' 등의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글쓴이는 모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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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직원 A씨는 게시글을 통해 "본인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리한 합병에만 정신팔려서 안전에 대한 투자, 서비스 품질 향상, 마일리지 제도 개선 등 직원 및 소비자들과 한 약속은 모두 없던 일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합병은 배불리는 장사로 끝날 뿐 아시아나, 대한항공 직원 그리고 이용객들은 어떠한 이익도 기대할 수 없을 거라는 게 직원들이 내린 결론"이라고 꼬집었다.


합병과 관련한 대부분의 글에는 '남는 게 없다', '합병 막아야 한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는 대한항공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아시아나 인수에 나섰으나 경쟁국들로부터 '시장 경쟁성 제한' 지적을 받자 외항사들에게 수요가 높은 '황금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무리하게 배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가 운항하던 일부 인천~LA 노선 이원권을 타 항공사에게 넘기게 됐고, 미주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 주요 허브노선 운수권과 슬롯까지 내주면서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거세게 받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적기를 이용해온 한 시민은 "2년 넘도록 치솟고 있는 항공권 가격에 비행기 한 번 타기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합병이 되면 틀림없이 항공료가 오르는 독과점 여파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운임인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를 방지하는 내용의 억제 방안을 '인수 후 통합(PMI, Post Merger Integration)' 계획안에 명시했고 "국토부의 승인 없이는 일방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높이는 것은 불가하다"며 수차례 강조해오고 있지만 독과점 폐해를 잘 아는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합병이 성사되는 순간 항공권 가격은 급등할 것이며 선택지가 없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주진희 기자 jj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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