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와 한국정부가 함께 지킨 우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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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와 한국정부가 함께 지킨 우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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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흥사단 단우들이 연례대회를 한 후 카탈리나 단소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흥사단 홈페이지


“철거 위기의 단소를 지켜라”

애국단체들 중국회사와 협상하고

LA 사적지 지정 위한 공청회 노력


'그해 여름은 뜨거웠다.' 2년 전 6월이다. LA한인사회는 큰 충격 속에 갑자기 어수선해 졌다. 독립운동사적지로 이민사회 문화유산이기도 한 ‘옛 흥사단 본부건물(카탈리나 단소)이 철거될 수 있다’는 소식이 날아 들었다. 당장, 흥사단 미주위원부와 LA지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미주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등 민족단체들을 중심으로 카탈리나 단소구입추진위원회를 급조하고 "철거를 미뤄야 한다", "LA시에 사적지 지정 요청을 해야 한다"며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1978년 8만달러에 단소를 매각한 후 그 동안 두 차례 주인이 바뀌었고, 2019년 다시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커뮤니티의 반응은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2019년 단소를 구입한 중국계 개발회사가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물을 허문다는 사인을 건물 앞 철문에 걸어 둔 탓이었다. 소유가 누구라도 역사적인 건물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은 다른 차원이었다. 


건물 철거소식은 사실  그보다 두 달 정도 앞섰다. 그해 4월 LA흥사단의 이기욱 현 대표가 다른 단우로부터 다급한 소식을 전해 받았다. 이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단소를 헐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며 “곧바로, 개발업체와 접촉해 재구매 가능성을 타진하는 사이, 철거를 유예시키고 흥사단과 다른 애국단체들과 연계해 LA시 사적지 지정을 신청, 관련 공청회 진행 등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LA총영사관과 한국의 흥사단 본부 등도 나서서 단소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커뮤니티 모금에는 한계가 있었다. 당장 철거위기를 넘기고 중국업체와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사적지 지정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한편으로 단소구입추진위원회는 한국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단소의 사적지 지정을 위해서는 국민의 힘 국회의원 발의로 한국국회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현장 보존’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발의됐다. LA 시의회를 움직이려는 서한발송 작업도 진행됐다. 다행히 2021년 7월과 11월에 열린 LA시 문화유산위원회와의 1, 2차 공청회에서는 ‘사적지 지정 안건’이 통과됐다. 


LA시와 나아가 캘리포니아주 및 연방정부의 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갈 길은 아직 남았다. 다만, 이번에 한국정부가 정부예산으로 단소 구입을 하게 되면서, 나머지 절차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LA시에서는 ‘중국업체와의 가격협상, 그리고 사적지 지정 후 관리 및 이용 등을 한인단체들이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두고 잔여 절차를 미뤄왔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제, 카탈리나 단소는 한국정부 소유로 흥사단이나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같은 애국단체가 힘을 보탠다면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현장으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문호 기자 mkim@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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