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통했다… ‘연모’ 한국 첫 국제 에미상
배우 박은빈. /나무엑터스
CJ 이미경 부회장은 공로상
‘우영우’ 박은빈 주연의 KBS 드라마 ‘연모’가 21일 오후 5시(LA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50회 국제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 드라마에 수여하는 ‘텔레노벨라(telenovela)’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우리 드라마가 국제 에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시상식에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은 공로상을 받았다.
◇‘연모’ 우리 드라마 첫 국제 에미상
‘텔레노벨라’는 스페인어로 TV를 뜻하는 접두어인 ‘텔레(tele)’와 소설을 뜻하는 ‘노벨라(novela)’를 합성한 말로 스페인어권에서 TV 드라마를 가리키는 말.
‘연모’(극본 한희정, 연출 송현욱)는 쌍둥이로 태어나 여자라는 이유로 버려졌던 아이가 오라비가 죽은 뒤 남장(男裝)을 하고 세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궁중 드라마다. 배우 박은빈과 로운이 주연을 맡아 ‘남장 여자 왕’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운명적 로맨스를 그리며 사랑 받았다. 지난해 12월 KBS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12.1%를 기록했고 사극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에서 비영어 시리즈 부문 4위에 올랐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제작사 아크미디어 김한상·안창현 대표는 “한국의 드라마의 저력을 입증한 것 뿐 아니라, 한국 사극의 매력이 세계적으로 통했다는 사실 역시 뿌듯하다”고 했다. 아크미디어는 내달 21일 배우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허성태 등이 출연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 “25년 한류 선봉장”
또 이날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은 한류의 글로벌 확산과 문화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상(Directorate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제 에미상 공로상은 방송산업 부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여를 한 단체나 개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국제 에미상을 주관하는 ‘국제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IATAS·The International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는 이 부회장에 대해 “25년 이상 한류를 이끌어 온 선봉장으로서 한국 문화와 미디어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고, 세계인들에게 누구나 문화의 주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더욱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을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날 행사에는 배우 송중기가 시상자로 참석했다. 송중기는 이 부회장을 ‘한국 문화의 앰버서더’로 소개하며 “이 부회장은 한국의 모든 것을 알리는 데 앞장섰고 한국 아티스트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부회장만큼 이 상에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한국 영화 사상 첫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올해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과 남우주연상 수상작 ‘브로커’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2020년부터 미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으로 활동하며 지난 10월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1주년 기념 갈라에서 영화 발전에 기여한 제작자에게 주어지는 필러(Pilla) 상을 받았다.
◇국제 에미상, 미국 외 방송 프로그램에 수여
올해 50회를 맞은 국제 에미상은 ‘국제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IATAS)가 주관해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ATAS)가 주관해 지난 9월 ‘오징어게임’이 한국 제작 드라마 최초로 수상했던 프라임타임 에미상과는 별개의 상으로, 미국 외 지역 방송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 방송은 2008년 CJ 케이블 방송이 인터랙티브 TV서비스 부문, 2009년 MBC ‘휴먼다큐 사랑’의 ‘풀빵 엄마’ 편이 다큐멘터리 부문, 2011년 김인규 당시 KBS 사장이 공로상, 2013년 MBC 다큐멘터리 ‘안녕?! 오케스트라’가 아트 프로그래밍 부문 상을 받은 바 있다.
이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