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요금 폭등 이어 전기요금도 오른다고?
천연개스 도매가 인상 등으로 올 여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AP
SCE, 6월 1일부터 4.4% 인상 추진
"개스값 오르면 전기생산비도 올라"
#요바린다에 거주하는 김창동(44)씨는 지난 달 유틸리티 고지서를 받아든 이후 고민이 커졌다. 월 70~80달러 나오던 개스요금이 150달러로 나와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개스누수 여부였다. 이뿐 만이 아니다. 월 200달러였던 전기세가 250달러까지 오르면서 전기 전원 누르는 것조차 망설여진다.
치솟는 천연개스 요금의 여파로 올 여름 전기요금마저 폭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달 개스요금 폭탄을 맞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주민들이 이번 여름에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LA타임즈가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남가주에디슨사(SCE)는 6월 1일부터 4.4%의 요금인상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금인상으로 총 5억956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되며, 가주 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의 최종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이 같은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하는 내용은 CPUC 공청회에서 올 겨울 천연개스 요금의 급증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높은 천연개스 요금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앨리스 레이놀즈 CPUC 대표는 소비자 천연개스 요금이 1년 전보다 2~2.5배 오른 것을 언급하며 “올 겨울 천연개스 도매가가 놀라운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번 달 천연개스 가격인하로 가주 고객들의 개스요금이 어느 정도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전기는 천연개스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에 전기요금에 대한 인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LA수도전력국(DWP)에 따르면, 천연개스 도매가가 100만 BTU(열량단위)당 5달러가 인상되면, DWP의 전력생산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될 수 있다.
연방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해 12월 남가주의 전기 도매단가는 메가와트시 당 250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가격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올 여름 SCE 고객의 전기요금이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7일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가 천연개스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점, 파이프라인 인프라스트럭처의 불가항력 요소들로 인해 서부로 들어오는 천연개스 흐름을 감소시키는 점, 비정상적으로 길었던 한파에 수요가 증가했던 점 등이 개스요금 인상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예정보다 일찍 찾아온 이번 겨울폭풍은 미 전역에 한파 영향을 끼치면서 천연개스 사용은 12월 말 최고조에 달했다.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추운 날씨로 개스수요가 급증하면서 특히 서부지역의 난방비가 크게 올랐다. 가주 고객들은 지난 달 지불했던 개스요금의 2~3배가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CPU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SCE는 지난 달 1일부터 전기요금을 약 7% 인상했으며, 퍼시픽 개스&일렉트릭 컴퍼니는 3%, 샌디에이고 개스&일렉트릭 컴퍼니는 16% 인상했다. SCE는 중부와 해안, 남가주 고객 약 1500만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 mw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