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임승차 강력 단속, 범죄 40% 뚝”
지난 16일 LA 한인타운 윌셔-웨스턴 지하철 역에서 홈리스로 보이는 한 히스패닉 남성이 요금도 지불하지 않은 채 장애인용 개찰구를 빠져 나가고 있다. / 이해광 기자
노스할리우드역 시범 실시 두 달째
싸움· 기물파손· 약물사용 등 급감
타운에선 홈리스 티켓 없이 탑승 예사
“LA 전체 역으로 확대를” 요구 커져
LA메트로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강력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며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높은 가운데 메트로 측이 시범적으로 실시한 ‘무임승차 단속 프로그램'이 지하철 범죄 감소와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한인 등 지하철 승객들은 이 프로그램을 한인타운을 비롯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LA메트로 측은 지난 5월말부터 한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노스할리우드 지하철역에서 무임승차를 강력 단속하기 위해 승차 시는 물론 하차 시에도 교통카드를 스캔해야 하는 ‘탭 투 엑시트(Tap to Exit)’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탭 투 엑시트’가 시행된 지 거의 두 달 만에 폭력 사건이 40% 이상 감소했다는 게 메트로 측의 설명이다.
메트로 측은 자체 앱인 ‘트랜짓와치’를 통해 무임승차를 단속한 이래 싸움, 소란에서 낙서, 기물 파손, 마약사용에 이르기 까지 범죄 및 사건에 대한 신고 건수가 40% 이상 급감했다고 전했다.
메트로 측이 지하철역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는 ‘메트로 앰배서더’와 경찰, 경비 인력도 보강한 결과지만, 무엇보다 무임 승차한 사람들이 지하철 범죄의 주범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노스할리우드 역을 이용하는 많은 승객들은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한 승객은 "지하철에 공격적인 사람도 많지 않았고 쓰레기도 훨씬 줄었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승객도 “열차에 탑승하는 동안 폭력 사건이 줄어든 것을 목격하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임승차 단속이 실효를 거두면서 한인타운 등 LA 주요 지하철역에도 이 프로그램을 확대하라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인타운 윌셔-웨스턴 지하철역을 이용한다는 한 한인은 "지하철 역 자체가 크고 어두운 편이지만 경비원은 자주 볼 수 없다"며 “홈리스들이 돈을 안 내고 역사 안으로 들어갈 때는 탑승하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윌셔-웨스턴지하철 역을 둘러 본 결과 30여분 사이에도 두 명의 홈리스가 교통카드도 스캔하지 않고 장애인용 개찰구를 통해 버젓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LA 메트로측은 “’탭 투 엑시트’는 모든 승객이 지하철을 탈 때 마다 요금을 지불하도록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며 "프로그램을 메트로 시스템 전체로 확대하기에 앞서 노스할리우드역에서 영구화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메트로 측은 또 무임승차나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본다면 즉각 신고해 줄 것도 요청했다.
이해광 기자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