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사망 원인 1위 '코로나 아닌 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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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사망 원인 1위 '코로나 아닌 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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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내 홈리스 사망자가 팬데믹 이후 급격히 늘고 있다. 사진은 노숙자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폴 크레코리언 LA시의원(왼쪽). /AP



2000명 중 715명, 코로나는 179명

팬데믹 이전보다 사망자 56% 증가

공공기관 서비스 축소로 위험 노출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에 LA카운티에서만 약 2000명의 노숙자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56%나 증가한 수치다.


카운티 보건국(DPH)이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숙자 사망 원인은 코로나19 감염보다는 주로 약물 과다복용 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서비스가 대폭 축소되면서 정신건강과 약물과잉에 대한 치료마저 중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2020년 4월 1일부터 지난 해 3월 31일까지 노숙자 사망자 수가 1988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같은 기간의 1271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사실이다. 이 중 약물 관련은 715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의 35.9%를 차지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은 179명으로 9%에 불과하다.


힐다 솔리스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LA 전역의 거리가 비상사태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보고서”라며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도시개발부(DHUD)가 발표한 2020년 조사에 따르면, 가주는 16만 1000명으로 노숙자 인구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4명 중 1명이 심각한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쉽게 접할 수 있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사용이 증가세를 보이며 약물 과다복용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필로폰 과다복용 사망률은 75%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펜타닐 과다복용 사망률은 45%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LA카운티 바바라 페러 보건국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홈리스들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인 바이러스 그 이상”이라며 “스트레스 요인이 커지면서 취약 계층의 약물에 대한 노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운티 보건국은 현장을 기반으로 한 약물 남용 치료 서비스의 확대와 마약성 진통제 중독에 사용되는 날록손(Naloxone) 투여, 전염성 질병 프로토콜 시행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층, 라틴계, 흑인 노숙자들이 약물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 50세 미만 노숙자 112%, 라틴계 84%, 흑인 74%씩 증가했다. 아울러 살인 사망자는 50%, 교통사고 사망자는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은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 사망 원인 2위로 309명을 차지했다. 전년대비 30% 늘어난 수치다.


한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해 미 전역 사망률 1위가 심장병, 2위 암, 3위 코로나19 관련 질병이라고 22일 발표했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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