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꼰대와 어른의 차이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인터넷을 찾아보면 꼰대의 뜻이 "부모, 노인, 기성세대,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이자 멸칭. 연령대와는 상관없이 권위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비하하는 멸칭"이라고 한다. 그리고, 꼰대가 주로 하는 대표적인 멘트는 "나 때는 말이야(라때)"로 시작되는 나이 타령과 옛날 타령, 또 "내가 네 나이 때는 말이야", "내가 너희만 했을 땐", "옛날에는" 등이다.
꼰대들은 또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자기과신, 과거미화, 폭언, 남 부리기, 참견, 잔소리, 생색, 나서기, 했던 말 또 하기, 고집, 욕설, 언성 높이기, 투덜대기, 우기기, 토 달기, 억지부리기 등. 아무튼 “꼰대”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윗사람을 가리킨다.
약 33년 전 한 “꼰대” 장로와의 사건이 떠오른다.
이민사회 대형 교회의 한 교육 부서에서 총무로 봉사할 때 그 당신 군 출신 장로 한 분이 부장장로로 계셨다. 그분은 키도 훤칠하고 겉으로는 점잖아 보였지만, 어깨에 힘을 많이 들어간, 소위 말해 “목이 굳은 분”이었다.
한 번은 약 10명의 영어권 교사와 금요예배를 마친 뒤 미팅하고 있는데 그분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담당 전도사에게 버럭 화를 냈다. 나는 총무로서 미팅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그분께 교사회의를 마치고 대화하든지, 아니면 두 분이 밖에서 따로 이야기를 나눠달라고 했다. 아, 그랬더니 그분이 “야, 니가 총무면 다야? 총무가 무슨 중책이라도 되는 줄 알아? 니가 뭔데 장로에게 이래라 저래랴 해?”라며 고함을 질렀다. 그 자리에 있던 교사들은 모두 황당해했다.
속에서 뭔가 확~하고 올라왔지만 그래도 윗사람이기에 “죄송합니다. 그냥 지금 이 미팅과 상관없는 말씀을 하시기에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분은 문을 쾅 닫고 나갔다.
그 사건 후 그분과 마주칠 때마다 정중히 “장로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드렸다. 하지만, 그분은 쌩~하고 돌아서며 “지가 뭐라고…. 총무가 뭐 벼슬이라도 되는줄 알아?”라고 중얼거렸다. 맘 같아선 “당신은? 당신같은 사람이 장로야? 장로면 장로답게 행동해야지!”라고 쏴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몇 주 후 다시 교사 미팅에 그 분이 또 오셨다. 그분은 또 내게 언성을 높이며 “너 이놈, 네가 뭔데 장로에게 말 대꾸해? 총무를 시켜줬으면 시키는 대로만 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분이 삭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도 대꾸와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장로님, 노여움 푸세요. 죄송합니다”라고만 했다. 그랬더니 그가 또 혼자 씩씩거리다 나갔다.
그 다음에 몇 번 교회 주차장에서 인사를 드렸는데, 계속 인사를 피하다 나중에 그분이 “너 그렇게 신앙생활 하면 안 돼! 버르장머리 없이…. 임마, 우리 때는 장로를 하늘같이 알았어!”라고 했다. 나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사건(?)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 삐뚤어진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를 포함해 열정을 같고 봉사하던 젊은 교사들 앞에서 그분이 노발대발할 필요가 없었다. 군인 출신인 그분은 “급”이 한참 아래인 내가 대들며 맞짱을 뜨려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급의 차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문화와 언어의 차이, 또 교회 직분에 대한 그분의 그릇된 인식이 더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성경 히브리서 12장에는 아비가 자식을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고, 그런 부모와 어른은 공경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그들의 가르침이 듣는 이의 이익과 성숙을 위함이고, 더 나아가 하나님이 신앙인을 가르치는 방법을 모델로 삼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꼰대”와 “어른”의 차이는 무엇일까? 둘 다 같은 목적이나 결과를 추구하지만, 훈계하는 자가 권위를 내세워 폭언하고, 생색을 내며 우기거나 억지를 부리면 그건 꼰대 짓이다. 반대로, 듣는 이의 사기나 열정을 꺾지 않고, 인격을 무시하지 않고, 온유히 가르치고, 곁에서 돕고, 성장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은 진정한 어른 내지 교사의 모습이라 믿는다.
꼰대가 아닌 멋진 인생의 선배, 가슴을 훈훈하게 해 주는 어른, 모델로 삼고 싶은 돈독한 신앙인, 그리고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승으로 기억되기 위해 오늘도 나 자신을 돌아본다.